"단속권 없는 저작권보호원 실효성 의문"

불법물 수거·폐기 권한만 있고
의심 업체 단속·적발은 못해
"저작권 침해 대응 제대로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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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침해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로 이달 중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출범하지만, 그 실효성에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시행된 저작권법 개정안에 따라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의 저작권보호센터(민간단체)와 한국저작권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 일부를 통합한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이달 하순 출범할 예정이다. 67명 규모의 기타 공공기관 형태의 조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저작권보호원에는 불법 콘텐츠 근절에 필요한, 강제성 있는 단속 권한이 없어 그 역할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저작권보호원은 현장에서 육안으로 판명 가능한 명백한 불법물을 '수거·폐기'하는 권한만 있고,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단속·적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수거·폐기와 단속·적발의 차이는 강제성 여부에 있다. 수거·폐기는 좌판에서 판매 중인 불법 DVD 등 눈에 보이는 불법물만 수거해 폐기하는 것이다. 단속·적발은 불법 복제물 유통 혐의가 의심되는 업체에 강제로 진입해 불법물을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보호원은 저작권위원회가 수행하던 저작권 보호 기능(기업체의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 여부 모니터링, 디지털저작권 침해 과학수사 지원업무, 불법콘텐츠가 게시된 웹사이트를 운영 중인 인터넷사업자에 대한 시정권고 등)과 민간에 위탁했던 관련 보조사업을 통합한 것"이라며 "불법 콘텐츠와 관련해, 통합 이전의 두 조직보다 강화된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새 조직이 출범해도, 문체부 저작권특별사법경찰관 20여 명에 전국 불법 콘텐츠 단속을 의존하는 기존 구조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불법 콘텐츠 기승으로 콘텐츠 창작자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끊는 게 요원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특히 불법 캐릭터의 경우 불법 음반, 서적, DVD 단속 위주로 활동해 온 기존 특별사법경찰관 인력으로는 신속한 단속에 한계가 있어, 현장에서 바로 불법물 식별이 가능한 전문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현재 특별사법경찰관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할 보호원에 이 같은 전문 인력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은 없다. 또 특별사법경찰관 수를 늘릴 계획도 없다.

한편 문체부 산하 인력이 불법복제 캐릭터를 단속해 형사 처벌한 건수는 2013년 2건, 2014년 0건, 2015년 2건, 2016년 현재 6건으로 저조하다. 이에 비해 콘텐츠 불법복제에 따른 피해액만 한 해 3조~4조원(업계 추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저작권보호원 출범으로 문체부는 산하에 저작권 관련 공공기관은 기존 한 곳(저작권보호위)에서 두 곳으로 늘어난다"며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공공기관을 하나 더 두려면 그 역할과 권한이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차라리 저작권특별사법경찰관을 늘리고, 기존 저작권 보호 조직을 강화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법 콘텐츠는 한번 시장에 풀리면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에, 단속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라며 "단 20여 명의 사법경찰관만으로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는 현 구조에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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