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
![[시론] 사드 갈등 빨리 끝내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8/2016082502102351607001[1].jpg "[시론] 사드 갈등 빨리 끝내라")
리우 올림픽은 진한 감동과 쓰디쓴 아쉬움과 숱한 과제를 남기고 끝났다. 올림픽 경기를 보며 다시 확인한 것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국가안보 역시 아무리 철저히 대비해도 지나침은 없다. 올림픽에서는 아름다운 패배도 있지만 전쟁에서 패배는 죽음이다. 스포츠에는 지켜야 할 룰이 있다. 전쟁과 도발에는 룰이 없다. 그래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방어해야 한다.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군사 조치다. 사드보다 더 강력한 방어체계가 있다면 이의 도입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아직도 상당수의 성주군민은 사드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성주군은 성주군 내 제3후보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함으로써 상황이 바뀌고 있다. 사드 부지를 사실상 원점서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 떠오른 지역과 가까운 김천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다. 전자파 때문에 집값과 땅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나라를 지키자는 문제를 두고 집값, 땅값 걱정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는 건 분명 비극이다.
전자파 괴담은 광우병 괴담과 판박이다. 전자파가 겁난다면서 TV와 스마트폰, 컴퓨터는 왜 가까이하는가. 많은 레이더가 설치돼있는 공항에는 왜 가는가. 사실 전자파 괴담 때문에 최적지라고 결정했던 사드 배치 지역을 바꾼다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사드배치 지역은 북한의 선제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어떤가. 북한이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그건 전쟁이다. 전쟁은 나라 전체의 문제이지 어느 특정지역이 피해를 입는 가뭄이나 홍수가 아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전쟁을 막아야 하고 특정지역에 군사시설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미국소고기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허튼소리를 하던 여성 탤런트처럼 "사드 없어도 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며 허황한 잡담으로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방송·연예인도 있다.
안보와 국방, 과학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나서는 이유는 이름이 제법 알려지면 어떤 문제에도 식견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인가. 많은 사람들이 괴담과 허튼소리에 덩달아 맞장구를 치면 과학과 논리와 이성은 발붙일 곳이 없어지고 사회는 저급화되기 십상이다.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뜻을 물어보겠다며 '중국 여행'하고 온 더민주 초선 국회의원 6인은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나라 망신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들은 왜 미국에 가서 사드배치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가.
사드배치의 원인인 북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다가 사드를 문제 삼는 중국의 태도는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다. "사드배치가 북 미사일 도발의 원인"이라는 중국 언론의 해괴한 보도에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의 나팔수로 나서거나 사드 반대한다고 삭발한 사람들을 두고 중국을 탓하면 무얼 하나. 그들 대한민국 사람들은 한반도 남쪽을 겨냥하고 있는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다.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일부 정치권은 중국을 화나게 해서 유리할 게 없다는 것인가. 청나라 군대가 이 땅을 짓밟던 병자호란의 악몽을 떠올리며 지레 겁을 먹고 있는 것인가.
이번 일로 중국의 속내를 다시 확인한 건 다행이고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한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한다는 점을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한미동맹 기저 그 자체를 흔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묻고 싶은 건 국방과 안보문제와 군사작전을 주민의 동의를 얻어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중국의 행태가 어떻든 우리의 안보는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국민의 결의와 각오가 새로워야한다. 안보는 아무리 철저해도 지나침은 없다. 정부는 사드배치 부지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언제까지 사드문제로 갈등을 겪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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