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제품 더 안정적 편견 팽배
국산제품 사용 외부 유출 꺼려
도입 자체 대외비 처리 요구도
공급업체 "기술력 의심 받아"
국산제품 사용 외부 유출 꺼려
도입 자체 대외비 처리 요구도
공급업체 "기술력 의심 받아"
국내 대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들이 기존 외산제품을 국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로 교체하는 '윈백'을 하고도 이 사실을 극비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들은 '회사의 기술적인 부분은 대외비'라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국산장비의 도입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3일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영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이터베이스솔루션(DBMS)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9.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7.8%에서 2014년에 8.6%를 기록하며 꾸준히 점유율이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티맥스소프트는 자사 DBMS제품인 '티베로'의 윈백 건수가 2014년에 비해 2015년에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산장비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업체들은 정작 국산제품을 도입한 업체들은 국산제품의 도입을 극비에 부치고 있다며 '답답하다'는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기술 안정성으로 평가받는 IT 장비업체들에 다양한 레퍼런스(구축사례)의 확보·공개는 새로운 수주와 직결되는 문제다. 한 SW업계 관계자는 "장비를 공급해놓고도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번번이 기술력을 의심받는다"며 "심지어 국산 클라우드를 도입해 놓고도 클라우드 도입 자체를 대외비로 해달라는 업체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HW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개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에 기술력을 검증을 위한 PoC(proofs-of-concept, 개념검증)를 수주건 마다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체들이 밝힌 PoC 비용은 대략 500만~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스토리지 업체 관계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국내 업체들은 수주했다고 해도 레퍼런스로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성적 평가에서 레퍼런스를 공개할 수가 없으니 번번이 PoC를 해야 하고 이는 금전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요업체들은 회사의 기술적인 부분은 대외비기 때문에 어떤 장비를 도입했는지 알려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상은 안정성 면에서 외산제품보다 덜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국산장비의 도입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어 국산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제품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외산제품이 안정적이라는 편견이 팽배하다"며 "기존 외사제품을 국사제품으로 윈백해 놓고도 여전히 외산을 쓰는 척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말했다.
송혜리기자 sh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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