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상업적 목적 줄세우기" 반발
외국계 통신품질 측정 전문기업인 루트메트릭스의 국내 이동통신사 품질 측정결과가 통신업계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루트메트릭스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LTE 통신 품질을 측정한 결과, LG유플러스가 가장 높은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이통사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루트메트릭스는 23일 서울시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내 이통 3사의 서울지역 네트워크 성능을 조사한 '루트스코어 리포트'(RootScore Report)를 공개했다.
회사는 네트워크 전반적 성능, 데이터, 통화, 문자 전송 등 기능별 성능, 신뢰도, 속도 등 6개의 평가 항목에서 이통 3사가 공동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이통 3사는 모든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회사가 조사했던 런던, 마드리드, 뉴욕, 파리, 삿포로, 스톡홀롬, 도쿄 등 8개 도시 중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모든 측정값이 오차 범위에 있어, 이통 3사의 순위를 공동 1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통 3사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LTE 통신 속도를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다. 회사는 LG유플러스의 LTE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이 74.7Mbps로 가장 빨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업로드 속도 중간값도 37.4Mbps로 가장 빨랐다고 했다. 중간값은 모든 측정결과를 평균을 낸 값이 아니라, 최저 속도에서부터 최고 속도의 가운데 값이어서 객관적 속도를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고 회사는 주장했다. SK텔레콤의 다운로드 속도 중간값은 62.1Mbps, KT는 66.7Mbps라고 밝혔다. 업로드 속도의 경우 SK텔레콤은 35.1Mbps, KT는 19.6Mbps라고 덧붙였다.
이 결과를 두고, 이통사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가 10년 넘게 매년 통신 품질을 측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이름도 생소한 특정 외국 기업이 측정 결과라며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이들은 반발했다.
루트메트릭스는 국내 통신 성능 평가를 위해 갤럭시S6엣지플러스 단말기 2대를 사용해 2만 번 이상 개별 테스트를 진행했고, 약 1500km를 이동하며 55곳에서 약 3주 동안 품질을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미래창조과학부가 3개월에 거쳐 전국 단위로, 삼성과 LG 등 더 많은 단말기를 활용해 훨씬 꼼꼼하게 통신 성능을 측정하고 있다며, 이 회사의 측정 결과를 불신했다.
특히 통신사들은 루트메트릭스 의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회사가 리포트 결과 등을 상업 용도로 판매하기 위해 이미 여러 번 접촉해왔지만, 공신력에 의문이 들어 거부했다"고 말했다. 통신 3사 모두 이 회사의 공신력에 의문을 표시하며, 이 회사의 접촉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높게 나온 LG유플러스 관계자 조차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소비자 혜택 측면에서 반길 일이지만, 이 회사의 측정방식과 권위를 크게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루트메트릭스는 앞으로도 국내 통신 품질 측정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혁수 루트메트릭스 한국 지사장은 "이번 결과를 통해 서울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자들이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성능 또한 세계 최고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서울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통신 품질을 측정해 리포트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