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만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
"배출가스 규제 기준 날로 강화
고단가 디젤 적용 필요성 의문"
가솔린에 바로 적용할 가능성
"배출가스 규제 기준 날로 강화
고단가 디젤 적용 필요성 의문"
가솔린에 바로 적용할 가능성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폭스바겐 디젤 사태로 촉발한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 여파로 인해 기아자동차가 장기간 공들여 개발했던 '디젤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를 철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기도 해 디젤 엔진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총괄 담당 부사장은 최근 영국 오토카와 인터뷰에서 "디젤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는 아직 지속하고 있지만, 전기 모터와 배터리 가격은 아직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하이브리드를 굳이 단가가 높은 디젤 엔진에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디젤 하이브리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비어만 부사장은 아울러 폭스바겐 사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며 "디젤 엔진에 대한 개발을 지원하기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간접적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부정적인 흐름을 언급했다.
다만 그동안 축적한 연구 결과를 낭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어만 부사장은 "그동안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솔린 엔진에 바로 적용할 것"이라며 "효율이 높은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쪽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앞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디젤 하이브리드 프로젝트의 하나로 '옵티마(국내명 K5) T-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기아차는 양산 모델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이고, 연료 효율은 20% 증가시킬 것이라고 공표했었다. 이후 일부 매체에선 기아차가 쏘렌토를 시작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디젤 하이브리드에 대한 입장이 바뀌는 것은 기아차만이 아니다. 기아차보다 앞서 5~6년 전부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했던 업체들 역시 최근 철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로 르망 24시에서 우승까지 했던 아우디는 경주차를 연료전지차로 바꿀 계획이며, 양산차 역시 가솔린 하이브리드에서 곧바로 전기차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푸조도 2011년부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인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와 3008 디젤 하이브리드4를 출시했지만, 현재는 모두 제품군에서 빠진 상태다. BMW 역시 디젤 쪽 개발은 없으며 연료전지차와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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