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반출 ‘안보 1순위’ 불허 가닥… 향후 구글 반응 예상해보니

7개 부처 '협의체'서 합의
구글, 중요시설 보안 거부
정부 "안보 해결 전 불가"
세금회피 '반구글'도 한몫
정계 "통상문제 별개" 표명
"서버 등 국내법 우선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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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반출' 오늘 결정

구글에 대한 한국 정밀 지도 반출 허용 여부가 24일 최종 결정된다. 우리 정부는 안보 이유를 들어 반출 불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허 시 미국 정부가 강하게 통상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한 국가의 안보 문제에 대한 결정을 상대국은 존중해야 하며, 한미 통상 문제와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자치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7개 부처와 국가정보원은 24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측량성과 국외반출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구글에 지도 반출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협의체는 이날 회의 종료 직후 오후 6시쯤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각 부처 입장을 종합해 보면 우리 정부는 구글에 지도를 내주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굳혔다. 산업부와 외교부 등 2개 부처가 '신산업 육성', '통상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찬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정책 결정의 1순위는 안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처 의견이 크게 갈리지는 않는다"며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안보문제"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인 안보문제에 대해 구글은 자사가 반출을 요청한 '1:5000 대축척 수치지형도' 기반의 지도데이터가 안보시설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안보 전문가에 따르면 안보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은 데이터라도 구글의 위성영상 서비스인 '구글어스'와 결합하면 한국 내 주요 보안 시설이 위험한 상태로 노출된다. 정부는 반출 조건으로 구글어스에서 주요 보안시설이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불허로 결론이 난다 해도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통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간 미국은 우리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공간정보 국외반출에 대한 규제 철폐를 촉구해왔다. 특히 이번 구글 지도반출 문제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8일 우리 정부 부처와 비공개 영상회의를 열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승인해달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USTR이 '국별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위치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글 등) 국제 공급자가 경쟁상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또 다시 관련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미국의 요청이 '보이지 않는 통상압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위원은 "USTR는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며 "미국 정부는 USTR을 통해 자국 기업을 은근히 호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은 "우리 정부가 미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에 원칙을 망각한 채 굴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가 구글을 변호해 규제 철폐를 지적하기 전에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두는 등의 국내법에 우선한 조치를 취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 위원은 "구글이 우리 정부가 요청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이행한 후, 지도반출을 요청하는 게 맞다"며 "구글이 글로벌 지도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를 세계 각국 서버에 분산해 저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자사의 정책과 인프라 구성 등을 한국 법보다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음으로써 한국 내 법인세와 각종 법규를 피해가기 위해 반출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미 정부에 우리 정부가 항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은 지도반출 불허로 결론이 날 경우, 지도반출을 재신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아직 정부 발표 이후 계획에 대해선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반출 허가로 결론이 날 경우 유감 성명을 표하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따져 묻겠다는 계획이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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