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5년 계약 감사결과
감사원, 42건 위법·부당사항
관계기관에 처분요구·통보
예산낭비·입찰담합 의심사례에
발주기관 입찰실적평가 과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뒤바뀌기도
감사원, 42건 위법·부당사항
관계기관에 처분요구·통보
예산낭비·입찰담합 의심사례에
발주기관 입찰실적평가 과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뒤바뀌기도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한 정보시스템 구축·소프트웨어 개발 등 정보화사업이 발주기관의 전문성 부족으로 평가점수를 잘못 계산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축된 시스템이 부실한데도 준공처리로 예산을 낭비하거나 개발비 과다 산정 및 지급, 입찰담합 의심, 비위 평가위원의 제안서 평가, 입찰참여제한 제재 누락 등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감사원은 지난 2013∼2015년 조달청이 계약 체결한 정보화사업 1만160건과 23개 공공기관이 계약 체결한 2933건 등에 대한 감사 결과 모두 42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찾아 관계기관에 처분요구와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공공입찰과정에서 입찰담합 의심, 사업비 과다 산정, 저품질 시스템 구축, 부실사업관리 등 고질적인 병폐가 여전해 정보화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발주기관에서 △사업계획 △사업자선정·관리 △정산·계약이행관리 분야에서 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지적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의 경우 '지방행정 데이터·개방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하면서 KLID의 관리·감독 소홀과 담당자의 업무 태만으로 SW 개발 대가를 산정, 3억원 짜리 계약을 12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공유기술인 LOD 서비스는 가동되지 않는데도 준공 처리해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35억원 규모의 '통합여객흐름 관리시스템 고도화사업'에서는 입찰참여자의 사업수행실적을 부당하게 평가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뒤바뀌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안서 평가업무를 공정하게 했으면 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야 했지만,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사업수행실적을 공정하게 수행하지 않아 2위 사업자인 W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환경공단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 확대 구축사업'에서도 발주자가 책임기술자 평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S가 탈락하고 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42억원 규모의 '2015년 망분리 및 통합통신망 구축사업' 관련 R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담당 직원들의 부당 검수와 관리·감독 미흡으로 사업이 끝났는데도 망 분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운용됐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공간정보 사업에서는 S업체 등이 입찰담합 의심사례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찰청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보화사업 평가위원 명단을 통보받은 조달청과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지 않아 고용정보원, 농어촌공사, 우정사업정보센터, 한국전력공사에서 비위 평가위원을 계속 제안서 평가에 참여시켰다.
이밖에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소속 공무원 4명이 자체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한 5개 입찰기업(I사, D사, E사, B사, C사)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해 파면 등을 조치했지만, 부정당업체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5개 기업은 정보화진흥원 등 9개 기관이 발주한 14개 사업(237억원 규모)도 수주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발주기관의 과실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한 업체 관계자는 "이미 사업은 끝났고 지금 이의를 제기한다고 해도 우리가 다시 사업을 할 수도 없는 데다, 오히려 발주기관의 눈밖에 날 수 있어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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