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부당전가 못하게
반기에 한번씩 점검키로"
"실효성 기대하기 어려워
법개정해야 해결" 지적도
반기에 한번씩 점검키로"
"실효성 기대하기 어려워
법개정해야 해결" 지적도
PC나 스마트폰이 해킹당해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게 금융회사가 1차적으로 손해배상을 하는 법안이 지난 2013년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배상을 받은 이용자는 드물다. 해당 법안 하위 조항으로 '이용자 탓'을 하는 금융회사 '면책조항'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런 부당함을 고치겠다고 나섰는데, 법 개정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약관'을 점검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전자금융거래시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세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전자금융거래시 해킹 등으로 입은 손해를 금융회사가 배상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부당하게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일 금감원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한 전자금융거래 환경 구축을 위해 금융권의 보안을 강화하고, 사고 발생시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시정하겠다"면서 "앞으로 반기에 한 번씩 금융회사 약관을 점검해 금융소비자가 부당하게 부담을 지지 않도록 점검·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이미 법적 허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제 9조 1항에 따라 거래과정의 해킹, 위변조 등에 의해 이용자 손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고 있다. 1차적으로 금융회사가 전자금융거래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보안을 크게 강화하게 되고 이용자들은 전자금융거래에서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법 같은 조항에 '면책조항'이 뒤를 잇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제 9조 2항은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을 약관으로 규정한 경우 금융회사의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안 절차를 수립하는 등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 했을 때도 이 책임을 면제해 준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지난 2013년 해당 법령이 공표될때부터 면책조항이 금융회사 '봐주기' 조항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미 법령에서 금융회사의 책임을 요리조리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두고, 이제와 회사가 마련한 '약관'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 아무리 살펴본 들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등에 대한 약관을 살펴보면 금융거래상 손해가 발생할 경우 상당부분 이용자에게 책임이 부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서 규정하는 2채널 인증(ARS 확인, PC 지정)이나 전자금융사기예방서비스에 의무 가입토록 하는 등 이용자에게 각종 주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긴 이용자는 해킹을 당해 돈을 절도 당해도 금융회사를 탓할 수 없도록 약관으로 규정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결국 금융회사는 각종 약관으로 사고 발생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으나, 이는 모두 전자금융거래법이 허용한 한도내에서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이제와 금감원이 약관을 들여다본 들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법률에서 이용자를 보호하는 수준을 보다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책임을 무겁게 한다면 금융회사는 시키지 않아도 보안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11일 금융감독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전자금융거래시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세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전자금융거래시 해킹 등으로 입은 손해를 금융회사가 배상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부당하게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일 금감원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한 전자금융거래 환경 구축을 위해 금융권의 보안을 강화하고, 사고 발생시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시정하겠다"면서 "앞으로 반기에 한 번씩 금융회사 약관을 점검해 금융소비자가 부당하게 부담을 지지 않도록 점검·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이미 법적 허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제 9조 1항에 따라 거래과정의 해킹, 위변조 등에 의해 이용자 손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고 있다. 1차적으로 금융회사가 전자금융거래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보안을 크게 강화하게 되고 이용자들은 전자금융거래에서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법 같은 조항에 '면책조항'이 뒤를 잇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제 9조 2항은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을 약관으로 규정한 경우 금융회사의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안 절차를 수립하는 등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 했을 때도 이 책임을 면제해 준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지난 2013년 해당 법령이 공표될때부터 면책조항이 금융회사 '봐주기' 조항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미 법령에서 금융회사의 책임을 요리조리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두고, 이제와 회사가 마련한 '약관'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 아무리 살펴본 들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등에 대한 약관을 살펴보면 금융거래상 손해가 발생할 경우 상당부분 이용자에게 책임이 부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서 규정하는 2채널 인증(ARS 확인, PC 지정)이나 전자금융사기예방서비스에 의무 가입토록 하는 등 이용자에게 각종 주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긴 이용자는 해킹을 당해 돈을 절도 당해도 금융회사를 탓할 수 없도록 약관으로 규정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결국 금융회사는 각종 약관으로 사고 발생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으나, 이는 모두 전자금융거래법이 허용한 한도내에서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이제와 금감원이 약관을 들여다본 들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법률에서 이용자를 보호하는 수준을 보다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책임을 무겁게 한다면 금융회사는 시키지 않아도 보안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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