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계정으로 5년째 스팸기승
상금으로 유혹 금융정보 요구
상금으로 유혹 금융정보 요구
#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김희진(28) 씨는 지난 1일 구글(Google Inc./award@googlemail.com)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수상 알림 편지(Winning Notification Letter)'란 제목의 메일 안에는 김씨가 구글이 다른 재단과 공동 진행한 이벤트의 수상자로 선정됐으니 첨부한 파일을 열어 이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짧은 글이 쓰여 있었다. 첨부된 PDF(사진)에는 김씨가 구글 이벤트로 9500만 파운드(한화 약 1409억원) 상금의 주인공에 선정됐다며 상금 지급을 위해 이름, 주소, 국적, 연락처, 나이, 은행계좌 등을 적어 회신하라는 요구사항이 적혀있다. 김 씨는 속는 셈치고, 정보를 보낼까 고민했지만, 개인 정보 유출이 우려돼 이메일을 닫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이메일 계정으로 '구글의 로또 이벤트에 당첨됐으니 이를 수령하라'는 스팸메일이 5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메일은 막대한 상금으로 이용자를 유혹한 뒤 이들의 금융정보를 요구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지난 3월 새로운 메일 계정을 만든 뒤 벌써 다섯 번째 정체를 알 수 없는 스팸메일을 받았다"며 "처음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차례 메일이 왔고, 구글 로고는 물론 최고경영자의 이름까지 적혀 있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팸을 알지 못하는 어르신이나 아이들이라면 구글의 유명세에 깜박 속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로또 당첨'을 빙자한 메일이 신유형의 스팸은 아니다. 구글 메일과 관련 공식질의를 할 수 있는 '지(G)메일 도움말 포럼' 게시판을 보면 지난 2011년 10월에도 회사 측에 구글 로또 당첨 여부를 묻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이에 구글은 지난 2012년 10월 "구글 로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시 구글 측은 "일부 업체에서 구글과 관련한 것처럼 가장한 메일을 대량발송한 경우가 있었다"며 "구글을 통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선전하는 이메일, 또는 구글의 파트너로 검색결과에서 사용자의 사이트에 높은 순위를 보장한다면서 거액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업체의 이메일 등을 보내는 업체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의 공식입장에도 구글을 가장한 스팸 메일은 5년여째 똑같은 방식으로 유지되며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구글의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12년 이후에도 관련 스팸에 대한 이용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공지 하나만 남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이용약관을 위반한 메일은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구글이 보내지 않은 메일에 대해 이용자의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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