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토종 백신` 개발·투자 급물살 탄다

2018년까지 자급률 70% 넘을 듯
SK케미칼, 대규모 생산시설 구축
녹십자 등 해외시장 개척 성과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제약사 `토종 백신` 개발·투자 급물살 탄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 주도로 프리미엄 백신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에 약 4000억원을 투자했다. SK케미칼 연구원이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 녹십자, LG생명과학, 일양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등 백신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수입품 위주였던 국내 백신 시장에서 자급률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 기회를 얻는다는 전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백신제제 수입은 2014년 3316억원에서 지난해 2021억원으로 39% 감소했고, 국내 백신 생산이 2014년 3751억원에서 4323억원으로 15.3% 늘었다. 수입은 줄고 그 자리를 국산 백신이 채운 것이다.

지난 2012년만 해도 국산 백신은 8종에 그쳐 폐렴구균, B형간염, 일본뇌염 등 주요 백신 자급률이 30%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최근 SK케미칼의 폐렴구균 백신 허가로 총 12종으로 늘었고, 자급률도 약 43%로 높아졌다. 식약처는 국산 백신이 오는 2018년까지 16종, 2020년까지 약 20종으로 늘어 자급률이 70%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연 1600~1700만 도즈가 공급되는 독감백신도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을 주도해, 지난해 기준 △녹십자 900만 도즈 △SK케미칼 360만 도즈 △일양약품 160만 도즈 △영국 GSK 150만 도즈를 각각 판매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4가 독감백신은 2014년 허가받은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유일했지만 지난해 말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에 이어 SK케미칼의 '스카이셀 플루'가 허가를 받았다. 이어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백신V테트라',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가'가 허가를 받았고, 일양약품의 '일양플루백신4가'도 허가를 앞두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술 업그레이드와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 주도로 프리미엄 백신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에 약 40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지난해 스카이셀 플루 허가에 이어 지난달 22일 국내 최초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GSK의 '신플로릭스'가 주도하는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프리베나13은 지난해 IMS헬스 기준 66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는데, 스카이뉴모는 이와 같은 단백접합방식으로 개발됐다. SK케미칼은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수두, 소아장염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개발한 데 이어 국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첫해인 2010년 약 550만달러 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서 3200만달러(약 387억원) 규모 독감백신을 수주, 1억500만달러(약 1704억원)의 누적 수출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백신 수출은 전년 대비 약 50% 성장한 998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4가 백신도 WHO 입찰시장에 진출해 해외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국제백신연구소 등과 협력해 지카 바이러스 등 다양한 백신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LG생명과학은 1981년 럭키 시절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유전공학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91년 B형간염백신 '유박스B'와 2011년 국내 최초의 뇌수막염백신 '유히브'를 출시했다. 유박스B는 국제연합(UN) 입찰시장에서 B형간염 백신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70여 개국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단백결합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과 투여 횟수를 줄이는 5가 혼합백신 '유펜타'를 개발, 2012년 WHO 인증을 받았다. 유펜타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 예방 백신으로, 최근 WHO 산하 유니세프를 통해 100억원대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LG생명과학은 앞으로도 대규모 혼합백신 국제 입찰에 참가해 연간 4000억원 규모의 5가 혼합백신 입찰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5가 혼합백신에 소아마비 항원을 추가한 6가 혼합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양약품도 백신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1년 충북 음성에 연간 최대 6000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3가 독감백신 판매로 16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4가 독감백신 개발을 완료했다. 또 대상포진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5월 차백신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아직 백신이 없는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치료 유효물질 발굴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백신 WHO 인증을 추가로 받아 수출을 늘리고, 백신 생산시설이 없는 국가를 우선 타깃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준행 전남대 교수(미생물학과)는 "우리나라 백신 기술력은 4가 독감백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녹십자와 SK케미칼 등 제약사의 대규모 투자가 앞으로도 성공사례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