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8일 일명 '김영란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위헌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법이 시행된 이후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누구보다 농축수산업계의 시름이 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내 음식점들의 농축수산물 수요가 연간 4조2000억원 가량 급감하고, 선물 수요는 연간 2조여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농축수산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기게 된 셈이다.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지난 달 30일 명절기간 중에는 농·축·수산물 및 그 가공품의 수수를 허가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선의로 주고받는 선물까지 제재한다면 농축수산업계 종사자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다.
강 의원은 "미풍양속인 명절선물까지 법적으로 금지해 농축수산업 종사자에게 어려움을 줘서는 안된다"며 "농축수산물의 경우 보존기간이 짧아 부정척탁금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명절기간이라도 국산 농축수산물을 애용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김영란법에서 정하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입쇠고기와 수입과일에 우리 농축수산물이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를 없애고, 명절특수를 누릴 수 없었던 농축수산물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명절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 사교의례를 목적으로 하는 선물 등으로 '농수산물 품질관리법'과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른 농·수산물과 축산물, 그 가공품에 해당하는 것을 수수금지 품목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강 의원은 "개정안은 소비 위축으로 큰 피해를 걱정하고 있는 농축수산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며 "설과 추석 등 명절기간에 농축수산식품의 거래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40%에 달한다는 통계에 착안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