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생태계 망친 `선탑재 앱`… `반독점 재조사` 등 제재 나서야

EU등 해외선 '반독점' 결론
30억유로 벌금부과 조율중
한국만 3년전 무혐의 이어
통상압력 의혹속 시행 지연
"국회가 제재장치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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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선탑재 앱 금지법'

스마트폰에서 지워지지 않는 '선탑재 애플리케이션(이하 선탑재 앱)'은 이용자 권리와 애플리케이션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그동안 마련해온 '선탑재앱 금지법'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미뤄지며, 시행 여부는 이달 말쯤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와 20대 국회가 나서서 불공정행위를 막을 더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선탑재 앱은 스마트폰 구입과 동시에 기본으로 설치돼 있는 앱이다. 대부분 스마트폰에는 이통사와 제조사, 모바일운영체제(OS) 개발사인 구글, 애플 등이 제공하는 등 기본 프로그램이 20~30종 넘게 깔려 있다.

이 선탑재 앱들은 스마트폰을 구동하는데 필수적이지 않은 데도, 이른바 '끼워팔기' 식으로 기본 설치되며, 이용자 불편과 불공정 논란을 초래했다.

논란이 지속하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14년 '선탑재 앱 가이드라인'을 마련, 이통사와 제조사 등에게 선탑재를 최소화하고, 지울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이통사와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는 단말기별로 10개~25개에 이르던 선탑재 앱을 현재 10~15개 수준으로 줄이고, 선탑재하더라도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삭제가 가능토록 했다.

반면 구글·애플 등 외국계 기업의 경우 아예 개선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이메일과 웹브라우저, 지도, 검색, 영상 서비스(유튜브) 등 11개가 넘는 선탑재 앱을 의무 탑재하고, 삭제도 불가능하도록 스마트폰 제조사와 불공정 계약을 맺은 의혹이 최근 유럽연합(EU)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애플도 10여개 넘는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없도록 기본 제공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시장 초기인 지난 2009년부터 이런 정책을 고수한 결과, 세계 모바일 생태계에서 구글·애플이 선탑재한 이메일, 지도 등 서비스는 아예 싹도 트지 못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의 구글플레이, 유튜브, 주소록 등 선탑재앱 은 지난 4월 현재 국내 이용자의 앱설치 순위 상위 10위 중 9개를 독식하고 있다. 그결과 모바일 앱 시장은 게임, 소셜 네트워크 위주로만 형성됐다는 평가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선탑재앱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 규제 당국은 구글의 끼워팔기 문제에 이제 본격적으로 칼을 꺼내 들었다. EU는 구글의 끼워팔기 앱들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고, 30억유로(약 4조원)의 벌금 부과 결정을 위해 최종 조율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세계최초로 반독점법 혐의로 구글을 제재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경우 통상압력에 밀려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필수적이지 않은' 소프트웨어(SW)의 삭제를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4월 입법 예고하고 지난달 28일 시행하려 했지만, 법제처 심사에서 계류돼 이달말로 최종 시행 여부 결정이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구글·애플 등 미국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이에 부정적 의견을 내며, 통상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2013년 구글의 독점 문제를 조사했지만,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당시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네이버, 다음에 이은 3위여서 시장지배 독점 가능성이 크지 않고, 명확한 불공정 계약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EU와 러시아 등 조사에서 구글의 반독점 행위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국내에서도 재조사를 하고, 애플 등 다른 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최근 구글코리아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선탑재 앱 제재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도록 20대 국회가 나서서 선탑재앱의 불공정행위를 막을 더 확실한 제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구글과 애플의 끼워팔기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일부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며 "20대 국회는 모바일생태계발전을 위해 더 확실한 '끼워팔기 방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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