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ETRI 원장
![[이슈와 전망] `디지털 복지 인프라` 속도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08/20160801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디지털 복지 인프라` 속도내자")
2014년 미국 MIT대학에서는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무용수에게 바이오닉 의족-일명 스마트 의족-을 개발해 무용수로서 제2인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MIT 생체공학 전문가인 휴 헤어 교수팀이 개발한 의족이다. 헤어 교수는 1980년 등반 중 두 다리를 잃어버린 본인의 의족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쪽 다리를 잃어버린 아드리안이라는 무용수에게 '무대의 꽃신'을 선물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고를 당할지 예측할 수 없다. 선천적으로 원하지 않는 불편함을 안고 세상과 만날 수 있고 불치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은 일반인보다 훨씬 배가되는 게 현실이다. 이런 격차는 후진국일수록 크다.
'똑똑한 사회복지'는 선진국의 상징이다. 수출이나 고도성장도 중요하지만 그 후면의 그늘이 넓을수록 사회적 약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진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커지면서 생기는 사회복지의 사각지대는 더 커지고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고령사회에 대비한 사회복지 정책은 적어도 2~30년 후 인공지능이 선도하는 복지사회로 설계돼야 한다.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도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들이나 노약자를 위한 기술들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음성인식기술을 이용한 음성 워드프로세서 SW개발을 비롯해 청각 장애인을 위한 골도 전화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지팡이, 사지마비 환자를 위한 근전도 기반 휠체어, 음성 내비게이션, 색각 장애인을 위한 색상변환 기술, 눈동자로 TV 채널을 돌릴 수 있는 기술, 낙상폰 등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했다. 그리고 현재도 연구소, 학교, 기업 등 각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속도는 광속과 같다. 센서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감각기능 보완을, IoT, 빅데이터, AI기술은 인간의 지각기능에 대한 훌륭한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다. 로봇기술은 인간의 운동기능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쪽으로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축적지향의 집약된 디지털 복지인프라의 구축을 고민할 때가 됐다.
국가가 국민의 편리함을 위해 도로 등을 만드는 SOC 사업에 꾸준히 예산을 투입하듯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 매년 일정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이 아니다. 사회적 격차 때문에 발생하는 소외된 사람들, 노인, 어린이 등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다양한 인생의 삶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초지능, 초연결, 초실감 기술들이 이 간극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럴 때 이른바 복지 4.0시대가 열릴 것이다. 인류의 35%가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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