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시장현황 보고서
2021년 719억달러… 연10.5% 성장
국내 원천기술 부족·생태계 취약
"적극적 M&A로 경쟁력 키워야"
2021년 719억달러… 연10.5% 성장
국내 원천기술 부족·생태계 취약
"적극적 M&A로 경쟁력 키워야"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인공지능 시대가 점점 가시화하면서 함께 떠오르고 있는 '지능형 반도체' 시장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업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KOTRA의 '지능형 반도체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TMR는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SoC·System on Chip) 시장이 2014년 359억5000만달러 규모에서 2021년 719억8000만달러로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연평균 10.5%씩 성장한다는 얘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주력 품목인 D램, 낸드플래시의 급격한 가격 하락에 시장 규모가 크게 위축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지능형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의 융합기술을 말한다. 스마트카나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스마트기기가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얼굴 인식, 사용자 취향 분석 등의 스마트 인지·제어용 반도체부터 초고속 스마트 통신 구현을 위한 통신용 반도체, 빅데이터를 고속 처리할 수 있는 초고속 컴퓨팅용 반도체 등이 가장 대표적인 지능형 반도체다. 인텔, 퀄컴, 엔비디아, IBM 등 코어 프로세서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해외 업체들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인 팹리스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팹리스 업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역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KOTRA는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은 글로벌 선진기업들보다 원천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산업 생태계도 취약해 총체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팹리스(반도체 제조는 하지 않고 설계·개발만 하는 반도체 회사) 기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협회 회원사인 반도체 설계회사는 77곳이다. 이중 일부는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지만 대부분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시스템 반도체 설계사는 1∼2곳에 그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추세가 점차 융복합으로 가다 보니 예전엔 팹리스들이 특화한 한 분야 제품만 생산해도 괜찮았지만, 이제는 하나의 칩에 여러 기능이 들어간 것을 시장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소 팹리스가 주력 이외의 새 분야에 뛰어들어 기술을 개발하기엔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새 기술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정도로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결국 안정적으로 융복합을 할 수 있는 방안이 M&A"라고 말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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