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가입자수 증가로
소규모 콜택시업체 직원 급감
배달·숙박·교통 업종서 변화
소규모 콜택시업체 직원 급감
배달·숙박·교통 업종서 변화
"기사들이야 덕 보고 있죠. 근데 교환원 친구들이 문제야. 스마트폰이 일을 대신 해주니까 전화 중개인이 따로 필요가 없잖아. 그 친구들이 갈 데가 없어지고 있지 뭐." 택시기사 김모 씨(52)는 최근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같은 모바일 콜택시 호출 앱이 생긴 이후에 콜센터 직원들이 자리를 잃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택시기사들은 앱 사용 이후 '빈 차'로 거리를 배회하는 시간이 줄어 수입이 늘어난 반면에 기존 택시기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던 콜센터 교환원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람이 하던 중개의 역할이 기계로 넘어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숙박·교통 등 O2O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화 교환원이나 프론트 직원 등 서비스 직업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카카오택시 등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교환원을 필요로 하는 기존의 콜택시 서비스가 수년 내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콜택시의 경우 중개자를 통한 호출 비용 등 중간수수료가 비용에 포함된 반면 카카오택시 등은 이를 앱에서 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카카오택시 가입자 수는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859만명으로 늘었다. 그 사이 기존 콜센터 직원들의 고용은 불안정해졌다. 취업포털 업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콜센터 교환원 채용 공고가 줄고 있다"며 "이마저도 정규직보다는 시간제 계약직으로 뽑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콜택시 업체의 경우, 최근 콜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콜센터 직원 인력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택시에 이어 대리운전 시장에도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 앱과 숙박 앱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배달 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회사 전체 주문(750만건) 중 42%(300만건)가 앱 내 결제다. 아직 전화 결제 비중이 더 높지만 앱 결제 비율이 매년 평균 2.5배씩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전화 결제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숙박 앱인 야놀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도입해 열쇠 없이 객실을 이용하는 '키리스(keyless)' 서비스를 일부 지점에 적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입실부터 퇴실하는 순간까지 프론트 직원을 거칠 필요가 없다. 사실상 관리자가 없는 무인텔 개념이다. 야놀자 측은 IoT 서비스가 확대 도입되면 숙박업소의 인건비 등 운영비용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버스 안내양 등이 사라진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컴퓨터화, 자동화, 인공지능의 보급으로 인간 노동력의 상당 부분이 대체될 것"이라며 "10년 후, 전문·관리직의 고용 안정성이 가장 높고, 다음이 생산직이며, 사무·서비스직이 가장 안정성이 낮다"고 말했다.다만 O2O 업계 관계자들은 서비스 특성상 관련 인력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숙박업소의 경우 미성년자의 출입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무인텔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인건비 등 운영비용을 줄여 사용자 편의성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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