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통 판매점 고객 유인
비정상적 영업수단으로 변질
결제액 공제로 통신료 할인을
기기 할인처럼 설명 오해소지
비정상적 영업수단으로 변질
결제액 공제로 통신료 할인을
기기 할인처럼 설명 오해소지
# 서울시 금천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갤럭시S7을 24만원에 판매한다는 안내판을 보고 휴대전화 매장에 들어섰다가 발길을 돌렸다. 매장 직원 안내를 자세히 들어보니, 월 70만원 이상 써야 하는 제휴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카드 이용실적을 채우면 단말 지원금 23만원에 한 달에 1만5000원씩 2년 동안 36만원 통신요금을 할인해 24만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였다. A씨는 이같은 '미끼' 상술에 불쾌함을 지울 수 없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이후 유일한 합법적 할인판매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용카드 제휴사 할인이 최근에는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비정상적 영업수단으로 변질돼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시내 휴대전화 매장 곳곳에는 '공짜폰', '갤럭시S7·G5 20만원' 등 단통법이 정한 단말 지원금 규제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할인판매를 안내하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도 내 매장을 돌며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조건은 대부분 실제 단말기 할인금액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2년 동안 신용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요금 할인을 마치 휴대전화 할인인 것처럼 속여 광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KT는 슈퍼카드, SK텔레콤 갤럭시S7카드, LG유플러스는 현대카드M에디션 등 신용카드사들과 제휴를 맺고 별도의 통신비 할인 카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용카드로 통신요금을 결제해야 하고, 전월 카드 사용액 30만원 이상에는 1만원, 70만원 이상엔 1만5000원의 통신비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점에서는 이처럼 카드 사용액 자체에 대한 할인 금액을 마치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SK텔레콤 기준 갤럭시S7은 출고가 83만6000원에 공시지원금 19만9000원, 매장추가 지원금 2만9800원을 할인해 60만7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매월 30만원 카드를 사용할 경우, 한달에 1만원, 2년에 24만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설명해 제품 가격이 36만원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 신용 능력을 벗어나 무분별하게 신용카드가 발급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통법 이후 휴대전화 지원금 지급과 가격 공시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정부는 통신사의 신용카드 할인이 지원금 규정을 위반한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직접적인 단말기 할인이 아니라 신용카드 실적에 따른 할인이라며 소비자 혜택 차원에서 이를 허용했다. 정부의 엄격한 규제 속에 일부 판매점들은 휴대전화를 최대한 저렴해 보이도록 안내하다 보니 카드할인을 마치 단말기 할인처럼 내세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단통법 틀 내에서 최대한 소비자 혜택을 고민하다 보니, 일부 과장된 영업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부분 판매점들은 법에 정해진 지원금 상한선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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