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메모리·에너지 실현 눈앞
박병국 KAIST 교수와 이경진 고려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M램의 속도와 집적도를 동시에 높이는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M램은 실리콘을 이용한 기존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자성 박막으로 만든 메모리다.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정보를 유지해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M램 기술은 동작 속도를 최고치로 유지하면 집적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기존 M램 개발에 사용하던 소재인 백금이나 텅스텐은 외부 자기장을 걸어 줘야 하는 제약도 있었다.
이에 반해 연구팀이 개발한 이리듐-망간 합금은 외부 자기장 없이도 작동이 가능해 속도는 10배 이상 빠르면서 고집적도를 이룰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스핀궤도토크 M램'은 현재 컴퓨터 등에 쓰이는 S램에 비해 전력 소모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박병국 교수는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M램의 구현 가능성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킨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기록 성능이 뛰어난 신소재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석 UNIST 교수와 홍승태 DGIST 교수, 오승모 서울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고성능 나트륨 이온 전고체전지'는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리튬 대신 매장량이 풍부한 나트륨을 이용한다. 전고체전지는 기존 이차전지와 달리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어 '꿈의 전지'로 불린다. 현재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리튬이온 전고체전지를 적용한 전기자동차를 2020년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전고체전지를 구현하기 위해선 '고체전해질' 개발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물질 탐색 끝에 '나트륨 황화안티몬'의 이온 전도도가 매우 높으면서 액상 공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소재를 전고체전지에 적용하자 성능이 크게 높아졌다.
정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트륨 이온 전고체전지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미래 친환경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 저장소재도 개발됐다. 손준우 포스텍 교수팀은 수소로 덧씌워진 '바나디움 산화물'을 이용해 기존의 수소저장 소재를 보완하는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손 교수팀이 개발한 신소재는 기존 소재와 저장 용량은 비슷하면서 120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수소 흡·탈착이 가능한 최초의 소재로 주목된다. 이 소재에 수소를 과량으로 덧씌우면 전자 간 상호작용에 의해 절연체로 변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신호를 동시에 처리하는 '뉴로모픽' 소자로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손준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나디움 산화물을 이용해 수소원자를 최대한 덧붙임으로써 새로운 절연체 신소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새로운 수소저장 소재나 나노이온 소자로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