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독점 3개사 연합 이뤄
카카오 탈퇴 확약서 쓰는경우
주문수배정 제한 제재 풀어줘
카카오, 가처분신청 법적대응
대리기사 추가지원 마련키로
카카오 탈퇴 확약서 쓰는경우
주문수배정 제한 제재 풀어줘
카카오, 가처분신청 법적대응
대리기사 추가지원 마련키로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가 기존 업체들의 조직적 견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은 카카오의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위해 일하는 대리기사들에겐 일감을 주지 않고, 카카오 탈퇴 확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카카오는 이 업체들을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자사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추가 지원책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대리운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로지·콜마너·아이콘 등 3개 업체가 연합(이하 로지연합)을 이뤄 자사 외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리운전 기사들을 제한하고, 타사 프로그램을 쓰지 않겠다는 '이행 확약서'를 쓰는 경우에만 제재를 풀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11일부터 자사 프로그램을 쓰면 0~1등급, 카카오드라이버 등 타사 프로그램을 쓰면 2등급 등 대리기사를 등급으로 분류해 대리운전 주문(콜) 수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지가 전해지자 대리운전 기사들은 로지연합과 카카오드라이버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 서초에서 대리운전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리기사 김모씨는 "업계를 독점하고 있는 로지연합의 콜을 받지 못하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다"며 "카카오를 탈퇴하란 확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관련 증거들을 모아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조만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에 보다 실질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사 A씨는 "카카오드라이버 기사 모집 당시 프로그램 중복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 가입했다"면서 "카카오가 지난달부터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했는데, 아직 진척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카카오가 단순 중개업자라는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기사 지원책, 요금체계 조정 등 실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한가한 법적 공방을 벌이는 동안 기사도 죽고, 카카오드라이버도 죽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법적 대응 외에 또 다른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사들이 카카오드라이버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추가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최종 검토 중이며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다른 업계와 달리 대리기사를 많이 부르는 음식점 등과의 현장 영업이 중요하다"며 "모바일 앱 마케팅에 의존하는 카카오가 기존업계와 경쟁해 이기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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