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소비자가 '스마트폰 선(先) 탑재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통신위원회 개정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측은일부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시행령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ㆍ암참)를 통해 방통위가 지난 4월 입법 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부정적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글과 애플은 개정안의 '소프트웨어의 설치·삭제를 제한하는 행위' 부분을 문제 삼고, 암참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다. 방통위의 개정안은 이용자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스마트폰 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앱을 이용자가 삭제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암참 측은 방통위에 "사용자가 모든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면 보안 문제나 다른 소프트웨어(SW) 사용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또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용자가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해당 조항에 '부당한'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규제개혁위원회에 시행령 개정안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누구나 의견은 낼 수 있다"며 "아직 논의 과정에 있는 단계로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 코리아 측은 "방통위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 일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구글은 선탑재 관련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정부와 꾸준히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애플 코리아 측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4년 선탑재 앱이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선탑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은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제조사나 이통사의 선탑재 앱은 대부분 삭제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만, 구글 앱은 기존 15~16개에서 4~5개를 삭제, 11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구글, 제조사 등의 선탑재 앱이 깔려 있다. 이들 앱은 이용자 스마트폰에서 보이지 않게 숨길 수는 있지만 삭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