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회장
![[디지털산책] 무더운 여름, `보양식`도 요령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7/20160701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무더운 여름, `보양식`도 요령 있다")
바야흐로 여름은 보양식 계절이다. 되레 잘 먹어서 병에 걸리는 시대에 살고 있건만 그래도 땀 뻘뻘 나는 삼복더위에는 왠지 기름진 보양식을 챙겨 먹어야만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내는 것 같다.
아직도 보양식하면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냄비나 솥 뚝배기에 푹 고와 푸짐하게 한 상 차려나온 고기 국물에 고기 덩어리 맛을 떠올린다. 이렇게 먹고나서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야 제대로 보양식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먹거리의 패턴이 가벼워졌고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지금의 식문화에서 이제는 보양식의 메뉴들도 예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먹고 나서도 몸이 개운하고 속이 깔끔한 음식들. 그러면서도 더위에 지친 입맛을 북돋아 다이어트에도 역행되지 않는 산뜻한 밥상이야말로 진정 요즘 시대에 맞는 보양식이라 할 수 있겠다.
오래전부터 복날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히는 닭요리도 이제는 변신을 할 필요가 있다. 보양식의 간판인 삼계탕이나 백숙의 핵심인 닭고기는 열량도 높고 고지방 고단백 식품이라서 여름철 땀으로 소진된 체력을 보충하는데 좋은 음식이긴 하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고열량 고지방이라서 남녀노소할 것 없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요즘은 마음 놓고 먹기에는 부담스런 음식이다. 따라서 닭고기의 영양을 살려서 요리로 이용하되 레시피는 가볍고 산뜻하게 바꾸어 조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닭고기 부위 중에 지방이 적은 닭가슴살을 이용하면서 면역력 증강에 효과적인 표고버섯과 새송이버섯을 이용한 샐러드. 아니면 닭가슴살과 버섯, 대파를 먹기 좋게 썰어 간장, 청주, 고추장, 다진마늘, 물엿 등을 섞은 조림장에 조려 만든 닭버섯조림도 좋을 것 같다. 닭과 버섯의 영양은 그대로 만끽하면서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보양식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보다 더위로 지친 몸에 스태미너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 식재료 선택이 중요하다. 역시 마늘을 빼놓을 수 없다. 알리신과 스코르진 등 마늘 속에 함유된 성분들은 소위 페니실린보다 강한 항생물질로 식중독은 물론 결핵, 티푸스 등의 균으로부터 몸을 강하게 지켜준다. 따라서 마늘을 주재료로 활용할수 있는 요리들을 신보양식으로 즐겨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마늘을 올리브유 등에 볶은 다음 각종 신선한 채소들과 새우살 등으로 어울린 다음 올리브오일, 레몬즙, 소금, 후추, 다진 파슬리 등으로 믹스한 드레싱을 버무려 바게트빵과 곁들여도 한끼 충분한 영양과 더불어 기분을 업시켜 준다.
그런가하면 여성과 소화력이 약한 노인,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성인병 환자의 신보양식으로는 식물성 단백질 덩어리인 콩을 적극 추천한다. 보양식이 되려면 콩을 밥에도 넣고 다른 방법으로 자주 먹어줘야 한다. 가령 메주콩이라 불리는 대두를 사다가 반나절 불렸다가 믹서에 갈아 소금으로 간해 콩국을 만들어 냉장고에 두었다가 시원한 콩국수를 말아 먹어도 좋다. 아니면 손쉽게 두부를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짠 다음 쪽파, 당근 등을 으깨 참기름, 소금 등으로 간해 반죽한 다음 밀가루를 무쳐 팬에 올리브유나 포도씨유를 둘러 노릇하게 부쳐내 먹어도 아주 근사할 것이다.
여름철에 체력이 떨어지면 평소 속이 튼튼했던 사람들도 탈이 생기기 쉽다. 사실 밥이 보약이라고 세끼 끼니만 잘 챙겨도 기본적인 체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에 탈이 생겼거나 입맛이 떨어져 밥맛이 전혀 없을 때 몸을 회복시키는 식품으로 적극 권하고 싶은 재료가 바로 매실이다. 요즘은 주부들이 매실의 효능을 알고 여름마다 매실을 사다가 매실청을 담가 먹는 집들이 많아졌다. 여름에는 작년에 숙성시킨 매실청의 매실씨를 제거한 다음 고추장, 참기름, 깨소금 넣고 무쳐 만든 매실장아찌를 만들어 보관해두면 용이하다. 특히 입맛 없을 때 이 보다 더 좋은 반찬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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