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구글 달 탐사 현실화되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3002102351607001[1].jpg "[시론] 구글 달 탐사 현실화되나")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은 옛날부터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옛 사람들은 달에 있는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영약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절구질을 하는 토끼를 '옥토끼'라고 부르며 신성시했다. 밤하늘에 떠서 환한 빛을 내는 달은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상(詩想)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시 "월하독작(달 아래서 혼자 술을 마신다)"으로 유명한 당나라 시인 이태백은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강에 빠져 익사할 정도로 달을 좋아한 시인이었다. 인간에게 달은 다양한 설화와 시에 등장하는 친근한 소재였다.
달을 밤하늘에 들여다 보는 대상에서 탐험의 대상으로 바꾼 사람은 19세기 SF 소설의 창시자라 불리는 프랑스의 '쥘 베른(Jules Verne)'이다. 1865년에 발표한 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는 지구에서 대포로 쏘아 올린 포탄우주선이 달까지 날아 갔다가 다시 귀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은 1902년에 '달나라 여행'이라는 흑백 무성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는데, 이 영화는 의인화된 달의 오른쪽 눈에 우주선이 박혀 있는 이미지로도 유명하다. 결국 인간에 의한 달 착륙은 냉전과 함께 시작된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으로 실현된다. 1961년 소련이 최초로 지구궤도를 도는 우주비행에 성공하자 이에 자극받은 미국이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로 인간을 처음으로 달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한다.
정부주도로 추진되어온 달 탐사 패권경쟁에 이제는 민간 기업인 구글도 뛰어 들었다. 구글이 2007년 시작한 '루나 X프라이즈' 프로젝트는 민간자금을 지원 받은 팀끼리 달 표면에 로봇을 착륙시켜 최소 500m를 탐사하면서 고해상도의 동영상과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경연대회다. 동영상과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마감 시간은 2017년 12월 31일까지이며, 경연대회의 상금규모는 3천만 달러(350억원)에 이른다. 구글은 전 세계 엔지니어와 기업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로봇 우주 탐험 방법을 개발하도록 도전의식을 고취하고 장려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 X'라는 이름으로 무인 자동차, 드론을 활용한 무인 항공기, 풍선을 활용한 글로벌 와이파이 네트워크 등을 추진해온 구글이 우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루나 X프라이즈'는 달 탐사의 주체를 민간영역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인 '스페이스아이엘(SpaceIL)'은 우주선을 달까지 보내기 위해 소형 스마트 달 탐사 우주선을 개발 중이며, 탐사 우주선을 달까지 보낼 로켓 발사체 업체와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6월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연방항공 당국이 '문 익스프레스(Moon Express)'가 달에 약 20파운드(9㎏) 가량의 과학용 탐사기기를 보낼 수 있도록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문 익스프레스'는 지난 2010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벤처기업으로 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개발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기업이다.
민간업체들이 지구 궤도를 넘어선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민간인의 달 여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간인의 달 여행 상품과 가격에 대한 추측들이 언론에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인간이 여름휴가를 떠나듯이 달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면 달을 바라보는 인간의 감성에도 변화가 생길 지 모른다. 친구나 지인이 달 여행 중에 보내온 동영상을 보면서, 그동안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이라고 노래했던 우리에게 달이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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