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관세 8% → 4% 인하효과
미국차 판매 2012년 8252대서
작년 1만7500대로 증가해
올해도 4월까지 36.3%나 늘어
국산차는 연평균 3.35% 성장
"FTA 효과보다 자체 경쟁력"
미국차 판매 2012년 8252대서
작년 1만7500대로 증가해
올해도 4월까지 36.3%나 늘어
국산차는 연평균 3.35% 성장
"FTA 효과보다 자체 경쟁력"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국산자동차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을 상대로 국내 완성차 업체가 '자유무역협정(FTA) 특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아직 규모는 작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산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차는 한·미 FTA가 발효한 2012년 국내 시장 판매대수가 8252대이던 것이 지난해 1만7501대로 늘면서 연평균 28.02%의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2012년 126만606대에서 지난해 138만7528대로 연평균 3.35% 판매 신장률에 그쳤다.
이는 한·미 FTA 발효로 미국차에 대한 한국의 수입 관세가 8%에서 4%로 즉시 낮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산차에 대한 미국의 수입 관세는 2.5%로 그대로 유지된 데다 미국 현지에 전체 판매의 48%에 달하는 생산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어 수혜 정도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부터 수입 관세가 양국 모두 일제히 0%로 인하하면서 추가 혜택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 역시 예상을 빗나갔다. 올 들어 4월까지 미국차의 국내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36.3% 증가했지만, 국산차의 미국 수출은 오히려 2.8%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한·미 FTA 효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국에서 팔린 미국차가 처음으로 일본 판매량을 넘어섰다. 포드와 크라이슬러, 캐딜락 등 미국차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역대 최대인 1만7501대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1만4623대에 한국의 미국차 판매량이 약 3000대 더 많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수입차가 24만3900대로 일본에서 팔린 수입차(32만8622대)의 74%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하기 이전인 2011년 미국차의 국내 판매량은 8252대로, 일본(1만1440대)의 72%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 면에서도 2012년 FTA가 발효한 이후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액은 2011년 3억8000달러 수준에서 2014년 9억7000여달러로 2.5배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의 미국 수출도 9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었지만, 이 기간 관세율은 이전과 같은 2.5%였다는 점에서 FTA 효과보다는 국산차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전략상 미국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한·미 FTA의 직접적인 수혜는 앞으로도 미국 업체가 더 클 것"이라며 "특히 최근 일련의 디젤차 조작사태 논란의 후폭풍으로 가솔린차가 상대적 이점을 누리게 되면서 이 부분에 강점이 있는 미국차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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