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생산 넘어 기술 개발
연구원 40% 자율주행 담당
글로벌 핵심인재 영입 적극
10월 주행시험장 완공 후
신기술 평가도 속도 붙을듯
연구원 40% 자율주행 담당
글로벌 핵심인재 영입 적극
10월 주행시험장 완공 후
신기술 평가도 속도 붙을듯
■ 미래를 달린다, 스마트카
(8) 현대모비스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다. 당연히 현대·기아자동차와는 뗄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자율주행과 친환경차로 대표할 수 있는 스마트카 시대가 다가오면서 현대모비스가 색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차량 개발 단계에 맞춘 부품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독자적으로 한발 앞서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 발전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과감한 투자와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스마트카 전문 부품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 아래 연구개발 인력 확충과 연구소 시설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Consumer Electronic Show)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로는 처음으로 별도 부스를 직접 운영했다. 첨단 기술력과 미래차 기술 개발 방향성을 스스로 제시함으로써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서 글로벌 위상을 한층 더 드높이려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후발주자로 선진 기술을 따라가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기술 개발을 선도하며 부품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또 이달 초 국내 부품업체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실도로 주행을 통해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뒷받침을 만들었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이를 뒷받침할 연구 인프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마북연구소 전체 연구개발 인력 2600여명 중 1000여명이 전장 분야와 자율주행 기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올 1월에는 입사한 신입사원 30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 분야에 집중 배치했다.
글로벌 핵심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세계적 부품업체 콘티넨탈 출신 데이비드 애그뉴를 북미연구소 선행기술 부문 이사로 선임했다.
애그뉴 이사는 1994년부터 콘티넨탈에 근무하며 능동형안전제어, 긴급조향보조기술 등을 개발해 온 자율주행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유럽연구소도 최근 독일계 부품업체 TRW 출신 스티브 에드워드를 선행기술 부문 이사로 선임했다. TRW는 운전자 지원과 센서 기술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지닌 기업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연구소를 자율주행 기술 확보의 전진기지로 삼아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에는 충남 서산에 주행시험장을 완공한다. 고속주행로·첨단시험로 등 14개 노면을 포함한 약 1020만㎡(31만평) 규모의 주행시험장을 갖추게 되면 자율주행 신기술 개발 실제 차 평가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차간거리 유지, 차선 유지 등 자율주행 실현에 필요한 첨단운전자지원기술(DAS·Driver Assistance System)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제네시스 EQ900에 들어가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은 현재는 외국 주요 부품사 부품을 사용해 현대모비스 자회사에서 조립하지만 올해부터 연구 인프라를 대폭 늘려 3년 안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정승균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자율주행차는 인지, 측위, 제어 기술이 완벽해야 한다"며 "일반도로 시험운행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여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개발에 있어서도 현대·기아차와 협업을 넘어 단계적으로 독자 개발체계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는 친환경차 부품개발이 고도화됨에 따라 부품 표준화, 차종 간 부품 공용화 등 개발기준이 한층 명확해지고 부품업체의 독자개발 자유도도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결과다.
무엇보다 그동안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차와 공동 협력개발 과정에서 설계역량을 꾸준히 향상해 왔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이러한 독자개발 체계도 가능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친환경차 제품군이 다양해짐에 따라 하이브리드차에 적용되는 시동 발전기,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적용되는 차량 탑재형 충전기, 배터리 제어기 등의 개발 수요가 발생했고, 이러한 부품들에 대해서는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양산 적용할 예정이다.
정승균 부사장은 "친환경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해 가는 추세에서 친환경차의 고부가가치 부품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친환경차 핵심부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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