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 사이버안전자문위원
![[디지털산책] `사이버안전자문단` 내실 기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14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사이버안전자문단` 내실 기하려면")
오늘날 사이버공간에는 사이버테러, 금융사기범죄, 사이버음란물유포, 사이버도박, 사이버모욕과 명예훼손, 허위사실유포, 불법복제물 유포 등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범죄들이 경찰의 적극적 단속활동에도 불구하고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다수 국민들은 사이버공간이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사이버공간의 실제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찰에 사이버범죄단속을 맡겨 두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민·관·학이 공동으로 대응함으로써 사이버공간의 안전을 보다 증진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경찰청은 사이버범죄의 방지와 관련해 종래 지속돼 온 수사와 단속 중심의 범죄대응전략에서 탈피해 보다 효과적으로 사이버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기업과 학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이른바 '사이버안전자문단'을 출범시켰다. 필자도 포함된 이 사이버안전자문단은 향후 분기별로 정기적인 자문회의를 갖고 다양한 사이버범죄관련 예방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며, 아울러 서울경찰청이 벌이고 있는 다양한 수사활동에 대한 법적·기술적 자문도 수시로 맡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이버안전자문단 결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미 유사한 전문가자문단이 운영돼 왔고, 특히 지난해에는 경찰청 본청에서 사이버공간의 치안유지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술, 언론, 보안업체, 법률, 예방정책, 시민사회, 교육, 문화 등 각계의 전문가들을 위촉해 이번 사이버안전자문단과 동일한 이름의 자문단을 먼저 출범시킨 바 있는데, 이 자문단은 각 분야의 최신기술동향 정보를 제공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이버공간에서 경찰의 실효성 있는 역할을 제시하기 위하여 매년 2회 정기회의를 열고 아울러 사이버안전에 관한 정책의 입안 및 집행에 관하여 수시로 자문을 요청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시 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이해 사이버공간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이버안전자문단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안겨 주기도 했지만, 그 후 매스컴에 나타난 자문단의 활약상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대형 재난사고가 잇달아 터져 결코 안전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안전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 이후 해양경찰청을 개편해 이른바 국민안전처가 발족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안전처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적 재난관리를 위한 재난안전 총괄기관으로, 체계적인 재난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과 재난시에 종합적이고 신속한 대응 및 수습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된 것인데, 특히 사이버공간의 안전에 관하여는 사회재난의 하나로 사이버테러를 예시하고 그 세부내용으로 사이버테러와 인터넷사기 등의 방지를 위한 안전확보노력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한 세부협력기관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청 등 몇몇 조직을 열거하고 있으나 의존도가 높은 기관은 당연히 경찰청이 될 것이다.
요컨대, 국내 사이버범죄의 예방과 단속에 관한 정책 수립 및 집행은 주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서 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수사인력이 대부분인 경찰조직에서 보다 효율적인 사이버안전정책 수립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들을 활용하기 위해 사이버안전자문단을 설치한 것은 매우 합리적이고 필수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국내 주요기관에 설치된 대부분의 자문조직들은 실제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명목상으로만 유지되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번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자문단은 그 실제적인 활동과 기여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요망된다. 예컨대 계획된 분기별 자문회의를 빠짐없이 실시할 뿐 아니라, 각 자문위원들은 이슈별 직접자문 외에도 평소의 사이버안전정책 관련의견을 분기마다 칼럼으로 발표하도록 유도하고 이 의견들이 경찰청 사이버안전정책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사이버안전자문단의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게 될 것이며, 아울러 사이버안전 자문사례집 발간을 통해 경찰청의 사이버안전정책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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