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신체에서 건물·애완동물까지
동의 없이 상업적 사용 땐 손배소
폰카·인터넷 통해 사생활·인격권 침해
분쟁 예방 차원으로 '모델동의서' 필요
동의 없이 상업적 사용 땐 손배소
폰카·인터넷 통해 사생활·인격권 침해
분쟁 예방 차원으로 '모델동의서' 필요
최근 국내 귀금속 제품 업체 A사와 배우 B양이 초상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은 드라마에서 사용된 장면을 제품과 브랜드 알리기에 사용한 것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주장하고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초상권'이란 자기 자신의 초상에 대한 독점권을 말합니다. 헌법상 인정되는 인격권의 하나로서, 자기의 초상이 승낙 없이 전시되었을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초상권은 특정 개인이 허가 없이 촬영되거나 또는 공표되지 않을 권리입니다. 법적으로 인격권 일부로 보는 견해와 개인사생활보호 일부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초상권은 주로 언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보도용 사진, TV화면용 촬영에서 문제시됩니다. 일반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촬영할 경우, 분명히 보도 활동으로 판명된 촬영, 현대사의 범위에 속하는 초상의 공표 등은 피촬영자의 동의가 필요 없는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남의 초상을 본인 허가 없이 촬영, 공표, 전시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하면 침해받은 자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초상권은 정치인이나 연예인, 운동선수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직종을 대상으로 한정된 영역으로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불특정 다수 초상을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복잡해지는 '디지털 초상권 분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에서 개인사생활과 인격권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촬영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초상권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특정 개인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싶어도, 어떻게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하는지, 동의를 받으면 어떻게 받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초상권 침해는 상업적으로 사용했는지, 비상업적으로 사용했는지로 구분됩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개인 사진을 상업적으로 활용했을 경우 피촬영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비상업적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손해배상과 관련한 논란은 적지만 이 경우에도 권리자체는 피촬영자에게 있기 때문에 초상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상권 분쟁 없이 상업적으로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광고와 홍보, 출판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사진을 사진작가가 미리 촬영해 만들어 놓고, 그 사용권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사진을 말합니다. 특히 상업용 목적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산업에서는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같은 전문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도비가 2014년 인수한 '포토리아', 보도출판 전용 서비스 '게티이미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포토리아 경우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서비스 내에서 유통되는 사진에 '모델동의서(Model Release)'를 보유하고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모델 동의서는 초상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인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사진 속 모델이 친구나 가족인 경우에도 상업적인 용도로 사진을 판매한다면,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또 몸의 일부를 촬영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모델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모델 동의서에는 성인용과 미성년자용의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모델이 18세 미만이라면 양측 부모의 서명을 모두 받아야 합니다. 또 동의서 내에는 작가의 이름과 모델의 이름, 나이가 양식 내에 기재 되어야 하며, 모델과 작가의 서명이 양식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특히 축구팀과 같은 그룹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 사진 속에 포함된 모든 인원의 이름과 서명이 필요합니다. 한 명이 그룹 전체를 대신해 서명할 수 없습니다. 사진에 장소, 건물 혹은 애완동물이나 자동차, 예술작품과 같은 사유물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 사유물, 사유지 동의서(Property Release)양식을 기재해야 하고, 소유자 서명이 필요합니다.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사유물, 사유지를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법인으로부터 사유물, 사유지 동의서를 이용해 승인을 구해야 합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 건물 등을 포함한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꼼꼼한 법적 대응 방안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디지털 저작권, 초상권에 대한 논란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사진과 온라인에 올리는 사진 모두 저작권, 초상권이 있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포토리아 관계자는 "인물 뿐 아니라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저작권, 상표권이 이미지에 포함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후작업을 통해 저작권과 관련된 장소, 저작물을 삭제하는 것이 좋다"며 "초상권과 관련해 구두로 승인한 방법은 나중에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되는 경우 법적 구속력을 가진 서면으로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도움말=포토리아
이형근기자 bass00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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