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 속 단백질의 정확한 위치와 형태를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현우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자연과학부·사진)팀은 '과산화효소'를 촉매로 활용해 소포체나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속 작은 기관 수준에서도 단백질의 위치나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에는 단백질들이 다양한 세포 소기관에 어떻게 분포하는지 알기 위해선 세포를 깨서 소기관들을 물리·화학적 성질을 이용해 각각 분리한 다음, 질량분석기 등을 통해 분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세포가 물리적으로 분해된 뒤에 결과를 얻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또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방법은 위치를 정확히 볼 수는 있지만,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보편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과산화효소를 촉매로 써서 세포 속에서 화학반응을 유도하고, 형광물질 등과 만나게 해 단백질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산화효소의 반응이 세포 안의 단백질 위치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것을 응용한 것으로, 화학반응을 통해 단백질이 서로 다른 색을 띄게 해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현우 교수는 "단백질들은 각각의 위치에서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세포소기관에서 단백질 분포가 어떠한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단백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세포생물학 연구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