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오늘 용선료 결론
사채권자 집회서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일정 주목
대우조선·성동 등 조선사들
재무건전성 검사 이달 종료
결과에 따라 명암 엇갈릴듯
사채권자 집회서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일정 주목
대우조선·성동 등 조선사들
재무건전성 검사 이달 종료
결과에 따라 명암 엇갈릴듯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해운 기업들이 이번 주 분기점을 맞는다. 현대상선은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용선료(선박 임대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추진 등 회생을 위한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조선업계 역시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최종 자구안을 확정한다. 중형 조선소들도 이달 말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29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늦어도 30일까지 용선료 인하 최종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31일과 내달 1일 개최하는 사채권자집회 전까지 결론을 내야만 채무재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용선료 협상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라서 용선료 협상 결과가 나오는 이번 주가 현대상선엔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대상선 용선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선주들이 현대상선이 제시한 방안을 수용할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선료 인하를 강하게 반대해온 영국 조디악이 최근 입장을 바꿔 용선료 협상 타결에 진척이 있는 상태다. 조디악은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는 대신 보전 조건을 내걸어 양측이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선주들과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로 전 세계에 포진한 17개 벌크선 선주들과 접촉할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선주들과 현대상선 본사에서 협상을 한 다음 날인 17일 벌크선사들을 상대로 콘퍼런스콜 개최를 계획한 것을 보면 벌크선 선주들의 동의는 무난하게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용선료 인하 폭은 애초 현대상선이 목표로 했던 30% 수준에 못 미치는 20% 초반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용선료가 20% 인하되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운항원가(2015년 기준)가 1400억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30% 인하 때는 2100억원이 줄어든다.
현대상선이 풀어야 할 과제는 이 뿐이 아니다.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8042억원 규모의 공모사채의 만기연장과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도 성공해야 한다. 회사채 대부분을 신협과 지역농협 등 기관이 보유하고 있으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개인 비중이 높아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앞서 현대상선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전제 조건으로 60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채권단 출자전환이 집행되면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400% 이하로 떨어진다.
현대상선은 내달 2일 서울에서 기존 G6 해운동맹 소속 해운사들과 만나 제3의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예정이다. 이날 정례회의는 G6 실무진들이 모여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G6에서 디 얼라이언스로 갈아타는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NYK와 MOL 등이 참여하는 만큼 현대상선은 이들과 따로 접촉해 해운동맹 합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스트레스테스트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위기 상황을 가정해 재무와 경영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일컫는다.
2012년 조선·해운·건설 등 주요 업종에 대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적은 있었으나 금융사 외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은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해 진행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이달 말 종료한다. 산업은행은 이 결과를 토대로 대우조선이 최근 제출한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본 후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인력 감축과 부동산 매각, 특수선 사업부의 자회사 전환 등이 자구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우조선의 추가 구조조정은 현재 채권은행과 자구계획을 논의 중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조선업 전체의 자구안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6월 말이나 늦어도 7월까지 조선업 구조조정의 골격을 완성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합병과 분할 등의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 등 중형 조선소들도 이달 말 나오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내달쯤 향방이 결정된다. 조선업 구조조정은 지난 27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을 시발탄으로 속도가 붙는 형국이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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