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된 상품 배송전 환불 처리
판매자 고지 안해 부작용 심각
블랙컨슈머에게 악용 문제점도
판매자 고지 안해 부작용 심각
블랙컨슈머에게 악용 문제점도
온라인쇼핑몰의 '빠른환불' 서비스가 블랙 컨슈머들에게 악용되거나 판매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빠른환불 서비스는 현재 쿠팡, 티몬, G마켓 등이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반품 물건의 택배사 회수가 확인된 시점에 환불을 해주는 '선환불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티몬은 '바로환불제'를 통해 반품 지정택배나 편의점 반품송장 번호가 등록되면 3일 내 환불을 보장하고 있다. G마켓도 거래 종류와 규모, 신용도를 고려해 우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모두 환불·반품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빠른환불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나타나고 있다. 부작용은 판매자에게 반품된 상품이 배송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환불이 먼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고스란히 판매자 부담으로 떠넘겨지는데, 상품이 판매자에게 제대로 배송되지 않거나 식품 등 일정 기한이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하는 상품군에서는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일부 플랫폼 사업자는 선환불 사실을 판매자에게 미리 고지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온라인 쇼핑업체에 입점한 판매자는 "판매자들끼리 우스개 소리로 '돌멩이를 넣어 보내도 환불처리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제대로 반품됐는지 확인하지 않고 환불을 해주니 엉뚱한 물건을 보내도 사전에 거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이름을 마킹해 판매하는 유니폼 같은 경우, 반품받아도 재판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판매자들은 반품관리 인력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빠른환불에 따른 업무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돌려받지 못한 물건을 되찾고, 보상받는 데 들어가는 시간에 지쳐 온라인쇼핑몰에서 딜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부터 티몬에서 딜을 중단했다는 한 판매자는 "한 딜에서 반품 신청한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 이를 다시 찾고 보상받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쿠팡에 입점한 한 판매자는 "후환불 방식의 경우, 반품신청란에 나온 반품 사유에 따라 판매자나 고객센터가 구매자와 조율할 여지가 있는데 선환불은 상품을 돌려받기도 전에 이미 환불이 끝난 상태여서 판매자로서 손을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선환불 서비스의 허점을 악용하는 소비자들까지 생겨나 판매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선환불 서비스 허점을 이용해 환불만 받고 억대 물건을 빼돌린 20대 여성이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은 허위로 운송장 번호를 입력해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으며 선환불 서비스를 통해 송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곧바로 환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환불 서비스가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G마켓의 경우 구매자가 수동 입력하는 일반 송장은 빠른환불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빠른환불 횟수를 구매자 등급에 따라 차등해 월 최대 5∼30회로 제한하고, 주문당 빠른환불 금액에도 한도를 두고 있다. 또 월별 보상횟수와 금액을 모니터링하는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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