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면도기 부품 일부 훼손돼도
헤드 전체 교체… 비용부담 2배
경쟁사는 망·칼날 등 따로 판매
헤드 전체 교체… 비용부담 2배
경쟁사는 망·칼날 등 따로 판매
필립스 제공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유일수씨는 2년 전 필립스 면도기를 12만원대에 구매했다. 최근 면도기 망이 망가져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으나 망만 따로 교체할 수는 없다는 소리에 7만6000원을 주고 헤드를 통째로 구매해야 했다.
네덜란드 가전 브랜드인 필립스가 국내에서 전기면도기 사업을 하면서 브라운 등 경쟁사와 다른 애프터서비스(AS) 정책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스코리아가 전기면도기의 망 부분이 훼손돼 AS를 요청할 경우 망과 함께 칼날까지 세트로 구매하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불필요한 AS 비용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필립스는 심지어 최근에는 이 서비스마저 중단하고 망과 칼날 등을 포함한 헤드 전체를 교체하도록 원칙을 바꿨다. 필립스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초창기 서비스 차원에서 망과 칼날을 세트로 교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했다"며 "현재는 재고가 있는 곳에서만 세트를 판매하며 원칙은 현재 헤드 전체를 교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신 모델 9000의 경우 면도망만 파손돼도 헤드 전체를 7만6000원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같은 문제로 필립스 AS센터를 찾은 또 다른 소비자는 "면도기의 망만 교체하면 되는데 헤드를 갈아야 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회사 방침상 면도기의 망과 칼날을 같이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가 교체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손상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필립스와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기면도기 업체인 브라운, 파나소닉, 조아스 등은 망과 칼날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망을 필립스의 반값도 안되는 2만5000원에 교체해주고 있다. 이에 필립스가 기술적으로 이를 지원해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1위라는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망이 망가질 정도면 칼날도 마모됐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판단해 별도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처음에는 가능했던 서비스가 현재 불가능하다는 점은 소비자가 충분히 불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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