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요금보다 최대 21%까지 비싸도 쓴다"
인기협 주최 'O2O' 세미나
카카오가 내달 선보일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가 요금을 기존 대리운전보다 최대 21% 이상 올리면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을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현명 명지대학교(교통계획연구실) 교수는 19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가져올 새로운 가치' 세미나에서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기존 서비스 요금의 21%까지 추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예컨대 기존 전화 중심의 대리운전 기본 요금이 1만원이라고 했을 때, 카카오드라이버 요금이 1만2100원 이하면 이용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720명 중 538명을 대상으로 기존 서비스 방식인 전화와 앱 등 두 가지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 신뢰도 △가격 신뢰도 △예약체계 편의성 △요금지불 체계 편의성 등 4가지 요소에 대한 각각의 한계 지불 의사액를 더해 평균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서비스 신뢰성'이 11.4%로 가장 높았다. 앱 서비스가 대리운전 기사와 보험가입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인다면 기존 서비스 요금보다 11.4%까지 더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가격 신뢰성 4.5%, 요금 지불 편의성 3.1%, 예약체계 편의성 2.0% 순이다.
이는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에 대한 불만사항 순위와도 일맥상통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4년 대리운전 서비스 개선사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위는 보험가입 여부와 보험한도 확인으로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의 41.4%가 선택했다. 이어 운전자 신원확인이 35.2%를 차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용자가 실제 지불할 수 있는 요금은 조사결과보다 5% 가량 더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리운전 앱 이용 시 얼마를 더 낼 수 있냐는 단일 질문을 던졌을 때 평균 15%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기존 서비스보다 앱 대리운전이 1500원 이상 비싸면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 시작에 앞서 사내 임직원과 일부 대리기사 회원을 대상으로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본요금 1만5000원에 거리와 시간에 따라 과금하는 미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간과 거리에 따른 과금기준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5000원 단위로 상승한다는 게 사전 테스트(CBT)에 참여한 대리운전 기사의 설명이다. 이 기사는 "기존 서비스에 비해 카카오가 약 5000원을 더 지급하는 수준"이라며 "대리운전 기사에게는 더 좋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대리운전 서비스는 결국 가격경쟁"이라며 "카카오드라이버 등장으로 서비스의 질은 개선할 수는 있겠지만, 이용료가 더 높은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할 손님이 얼마나 될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CBT에서 산정한 금액이 최종금액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조사자료를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종 카카오드라이버 테스트 버전에서 기본료를 1만5000원으로 책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시범단계로 요금체계가 정해진 건 아니며, 이번 조사 결과를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