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시론] 통신비 인하, 포퓰리즘식 접근 안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5/2016051802102351607002[1].jpg "[시론] 통신비 인하, 포퓰리즘식 접근 안된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일부 정치권에서 통신기본료 폐지 법안을 관철시키겠다고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통신요금 인하와 단통법 개정을 얘기하고 있다.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표를 의식해 무분별한 통신비 인하 공약이 판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요즘 전반적으로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생활이 팍팍하기 때문에 매달 내는 통신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료 폐지나 통신비 감면은 달콤하게 들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좀 더 냉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환경은 통신 일등국답게 잘 구비되어 있다. 주요국의 통신품질 수준과 통신 커버리지 및 1인당 데이터 사용량 등 통신서비스 이용에 따른 효용과 편익을 고려한 통신비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신요금이 크게 부담으로 느끼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알뜰폰도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알뜰폰 이용자는 600만 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알뜰폰이 저렴하다고 해서 통신품질이 결코 나쁘지 않다. 알뜰폰 이용자가 이용하는 통신망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3개 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통신 품질은 동일하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화 데이터량을 대량 도매로 싸게 구매하여 소매로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요금제를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단말기 수명이 많이 남았는데도 단말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 6개월도 안되어 새로운 단말기로 교체해 고가의 단말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낭비했고, 이는 모두 가계통신비의 부담으로 되돌아왔었다. 그러나 단통법 도입으로 이용자는 단말기 보조금 대신에 통신요금을 20% 감면 받을 수도 있다.
통신기본료는 초기 통신망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통신은 송신과 수신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미국은 수신자도 비용을 부담하나 우리나라는 송신자가 부담하고 수신자는 부담하지 않는다. 기본료가 폐지된다면 가입해놓고 수신만 하는 이용자는 무료로 통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통신사업자는 수신만하는 이용자에게도 정상적으로 수신 상태를 유지할 책임을 지게 되며 최소한의 비용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통신망 구축 완료 후에는 기본료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통신망이 어느 날 다 구축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투자가 일어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주장으로 볼 수 없다.
통신 3사는 년 간 보통 8조 원 이상 시설투자를 해왔다.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해는 5조 7천억 원 투자에 그쳤다고 한다. 재작년 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금년에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통신사업자는 앞으로 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콘텐츠 등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한다.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소 장비 업체, 부품업체, 공사업체 등이 서로 얽혀 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선 달콤하다고 통신기본료를 폐지하거나 통신요금을 무턱대고 인하하게 되면 정보통신 핵심 인프라의 퇴조와 함께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치권은 제발 냉정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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