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티몬·위메프 소셜 3사
작년 영업손실 총 8300억원
광고·판촉비로 2305억 '펑펑'
직매입 확대 적자폭 더 키워
작년 영업손실 총 8300억원
광고·판촉비로 2305억 '펑펑'
직매입 확대 적자폭 더 키워
■ 이슈진단 온라인유통, 내실없이 기회없다
(상) '속빈 강정' 소셜커머스 … 외형 키우려다 몰락 위기
온라인유통 산업이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전통 강자인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라는 '신흥 강자'를 만나 독주에 제동이 걸렸고, 다크호스로 떠오른 소셜커머스는 치킨게임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전통 유통공룡들이 뛰어들면서 '절대강자'가 없는 전면전이 시작됐다. 온라인유통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불황 속에서도 매년 급성장세를 이어온 온라인유통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치킨게임 속에 소셜커머스 업계가 지난해까지 6년째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유통 업계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경쟁에서 빠지면 도태된다'는 우려 속에 너나 할 것 없이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가 지난달 작년 실적을 공개한 후 '위기설'이 '현실'로 나타났다.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해 총 8300억원(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3사 모두 해마다 적자폭을 키워가며 6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쿠팡, 티몬,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각각 5470억원(전년대비 328%↑), 1418억원(477%↑), 1445억원(398%↑)에 이른다.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쿠팡의 지난해 부채총계는 6428억원, 티몬은 4214억원, 위메프는 3005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위기는 거래 외형을 키워 투자금을 유치한 후 그 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광고·판촉비를 펑펑 쏟아부어 제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속빈 강정'이면서도 '돈'을 들여 거래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성장성을 증명한 후 외부 투자를 유치해 또다시 투자금을 쿠폰·적립금으로 쓰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는 판촉·광고비로 무려 총 2305억원을 썼다. 이는 지난해 위메프 한 회사의 매출(2165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쿠팡은 광고선전비로 560억원을, 티몬은 전체 매출의 35%에 해당하는 699억원을 광고·판촉비로 소진했다. 위메프 역시 광고·판촉비로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인 1046억원을 썼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업체들의 치킨게임과 수익 없는 투자에 투자사들도 인내심에 한계를 느낄것 이라며 외형과 내실을 함께 기하지 않으면 생존위기로 이어질 수밖에다 고 밝혔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직매입에 뛰어든 것도 적자폭을 키운 원인이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제품을 낮은 가격에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인데, 통신판매중개업보다는 재고관리배송 등 비용이 절대적으로 더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직매입을 늘리는 것은 매출을 키워 외부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소셜커머스에서 상품 판매 시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지만 직매입 상품은 전체 판매액수가 매출로 계산돼 덩치가 커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소셜커머스 3사는 계속된 적자에 대해, 오픈마켓을 꺾고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공룡과도 경쟁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외부 수혈에 계속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한다. 자생능력을 키우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돌아서면 바로 존립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과만 싸우던 것에서 롯데 신세계 등 거대 유통기업도 직접적 경쟁자로 떠오른 만큼 지금부터라도 매출과 수익성,미래 비전의 균형을 갖춘 성장전략을 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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