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생활과학부장
![[안경애 칼럼] 가보지 않은 길](//contents.dt.co.kr/images/201605/2016051602102276650001[1].jpg "[안경애 칼럼] 가보지 않은 길")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미국의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마지막 구절이다.
삶의 변곡점들을 지나며 누구나 한 번쯤 의미를 곱씹어보게 되는 이 시에서는 인생에서 걸어온 길보다는 걷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을 읽을 수 있다.
시에 담긴 정서와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 사회와 산업 역시 가보지 않은 길의 출발점에 서 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걷는 내내 우리의 최우선 가치는 '빨리'와 '선진국같이' '1위 기업처럼'이었다.
남들이 미리 열어놓은, 그리고 우리보다 한참 전 걸어간 기술과 산업의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작지만 강한 나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앞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혁신기술들이 합작해 빚어낼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인구절벽과 저성장 시대가 열릴 것은 분명하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강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하는 역할도 달라질 게 틀림없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수많은 장애물을 헤치며 과거에 없던 길을 만들고 여는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다.
12일 첫 회의를 가진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다뤄진 의제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 투자를 시작하고 종합과학기술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세운 50년 전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 사는 미래, 행복한 국민을 만들자는 명제도 같다.
그러나 50년 전에는 앞에 보이는 길을 빨리 뛰어갔으면 됐지만 이제는 이정표를 만들고 새 길을 여는 '근본적인 혁신과 목표 설정'부터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제로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
남들이 하지 않은 도전을 수없이 하고 실패를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 더 많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더 많은 경험과 실증을 쌓아야 한다.
실패와 도전의 시간을 훨씬 더 많이 보내야 한다. 혼자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협업과 융합의 DNA를 길러야 한다.
기업은 다른 기업과 함께 R&D를 하고 기술을 사오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M&A에도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경직된 구조가 아니라 아래에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게 유연한 조직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산업에서 온갖 실험과 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칸막이와 규제를 덜어내야 한다.
사람과 사회가 달라지려면 교육시스템과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길고 지루한 도전과 변화를 인내심 있게 해내야 한다.
12일 정부가 내놓은 '국가전략 프로젝트'가 우리가 갈 미래에 대한 이정표를 만드는 첫 작업이 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가야 할 목표가 희미하게나마 보인다는 것이다.
스마트교통, 미래자동차, 미래농업,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혁신기술과 이를 통한 혁신산업이 그것이다.
50년 뒤 돌아봤을 때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매우 잘 한 선택으로 평가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경애 칼럼] 가보지 않은 길](http://contents.dt.co.kr/images/201605/2016051602102276650001[1].jpg "[안경애 칼럼] 가보지 않은 길")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미국의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마지막 구절이다.
삶의 변곡점들을 지나며 누구나 한 번쯤 의미를 곱씹어보게 되는 이 시에서는 인생에서 걸어온 길보다는 걷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을 읽을 수 있다.
시에 담긴 정서와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 사회와 산업 역시 가보지 않은 길의 출발점에 서 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걷는 내내 우리의 최우선 가치는 '빨리'와 '선진국같이' '1위 기업처럼'이었다.
남들이 미리 열어놓은, 그리고 우리보다 한참 전 걸어간 기술과 산업의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작지만 강한 나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앞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혁신기술들이 합작해 빚어낼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인구절벽과 저성장 시대가 열릴 것은 분명하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강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우리나라가 하는 역할도 달라질 게 틀림없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수많은 장애물을 헤치며 과거에 없던 길을 만들고 여는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다.
12일 첫 회의를 가진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다뤄진 의제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 투자를 시작하고 종합과학기술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세운 50년 전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 사는 미래, 행복한 국민을 만들자는 명제도 같다.
그러나 50년 전에는 앞에 보이는 길을 빨리 뛰어갔으면 됐지만 이제는 이정표를 만들고 새 길을 여는 '근본적인 혁신과 목표 설정'부터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제로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
남들이 하지 않은 도전을 수없이 하고 실패를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 더 많은 시나리오를 만들고 더 많은 경험과 실증을 쌓아야 한다.
실패와 도전의 시간을 훨씬 더 많이 보내야 한다. 혼자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협업과 융합의 DNA를 길러야 한다.
기업은 다른 기업과 함께 R&D를 하고 기술을 사오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M&A에도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경직된 구조가 아니라 아래에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게 유연한 조직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산업에서 온갖 실험과 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칸막이와 규제를 덜어내야 한다.
사람과 사회가 달라지려면 교육시스템과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길고 지루한 도전과 변화를 인내심 있게 해내야 한다.
12일 정부가 내놓은 '국가전략 프로젝트'가 우리가 갈 미래에 대한 이정표를 만드는 첫 작업이 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가야 할 목표가 희미하게나마 보인다는 것이다.
스마트교통, 미래자동차, 미래농업,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혁신기술과 이를 통한 혁신산업이 그것이다.
50년 뒤 돌아봤을 때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매우 잘 한 선택으로 평가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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