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해 심혈관질환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철호 캐나다 맥길대학 교수가 주도하고 오구택 이화여대 교수(생명과학과), 최재훈 한양대 교수(생명과학과)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골수의 '수지상세포(qDC)'가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작동 경로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동맥경화는 콜레스테롤이 동맥 벽에 축적되면서 혈관벽 조직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최근 고혈압,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동맥경화 연구는 주로 '대식세포'와 '림프구' 등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세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들 세포 대신 최근 일부 연구에서 동맥경화 발생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골수의 수지상세포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유전자변형을 통해 골수의 수지상세포가 결핍된 생쥐를 제작한 결과, 이 쥐들은 동맥경화 증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골수의 수지상세포가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림프구를 증가시켜 동맥경화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규명된 골수의 수지상세포의 동맥경화 억제기능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 비만 등 대사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철호 맥길대 교수는 논문이 정식으로 발간되는 순간을 보지 못하고 지난 4월 24일 현지에서 갑작스러운 병마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샀다. 정 교수는 2003년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맥길대에서 교수로 근무하며 수지상세포 분야에서 여러 연구 업적을 남겼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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