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 IoT 모듈 등 계열사별 신사업 육성 성과
종합솔루션 구축은 미진해
소재·SW 경쟁력 확보 시급… 자동차 기술벤처 투자 주력
종합솔루션 구축은 미진해
소재·SW 경쟁력 확보 시급… 자동차 기술벤처 투자 주력
■ 미래를 달린다, 스마트카
(2) 삼성그룹
스마트폰에 이은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삼성그룹이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가 스마트카다. 실제로 삼성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역량을 바탕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부문별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티어1(1차 부품업체) 수준의 종합 솔루션을 만들지는 못한 상황이다. 업계는 IT와는 달리 자동차 시장은 성능보다 안전성을 중시하고 교체 주기도 길어 삼성이 이 특성을 얼마나 맞출 수 있을지 의문부호를 던진다.
이 때문에 업계는 올해 신설한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 삼성벤처투자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기기는 물론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만큼 이를 하나로 엮을 소프트웨어와 완성차 플랫폼을 보유한다면 스마트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실히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 자동차와 IT기기 간 연동에 주력하고 있다. 예로 삼성전자가 올해 MWC 2016에서 첫 선을 보인 '삼성 커넥트 오토'는 대부분 차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온보드 진단(OBD-II) 포트에 연결하면 스마트폰으로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10월 출시한 BMW 신형 7시리즈에 '터치 커멘드 시스템'을 제공했고, 폭스바겐그룹 소속 스페인 세아트와 '미러링크'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부품 역시 연결성과 인포테인먼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반도체,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한 초소형 사물인터넷(IoT) 모듈 '아틱'의 자동차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별도 자동차 전용 생산설비를 만들어 지난해 아우디에 공급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아우디 콘셉트카 이트론에 총 8개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등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스마트카 사업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곳은 삼성SDI다. 최근 화학사업을 정리한 삼성SDI는 IT용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카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6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회 충전 시 600㎞까지 주행 가능한 고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을 공개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보여줬고 BMW, 아우디 등의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SDI는 중국 시안과 울산에 이어 유럽 생산거점을 추가로 마련해 시장 확대와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별도 신사업 추진팀을 만들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서라운드뷰모니터링(SVM) 시스템, 무선충전모듈 등 자동차용 전장부품의 경쟁력과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SDI 케미칼 부문을 매각하면서 자동차 경량화 소재 시장에는 진출할 방법이 없어졌고, 경쟁사인 애플과 구글 등에 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스마트카 핵심 기술 경쟁력이 낮다는 점은 시장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삼성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1~2년간 삼성벤처투자를 활용해 쿼너지(라이다), 시오(배터리), 빈리(커넥티드카 시스템), 누노토미(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기술벤처 업체에 투자,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전장사업팀을 비롯한 자율주행 솔루션 연구·개발(R&D) 인력도 채용하는 등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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