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초대석] "특허는 살아있는 재산 … 심사·심판 품질 획기적으로 높일 것"

심사협력형 선행기술조사 확대·주요 선진국과 공동심사 진행
'무효심판제' 개선으로 불필요 소송 줄여 1석3조이상 효과 기대
특허심판 3개월내 완료 '패스트트랙제'로 소송 일관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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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특허는 살아있는 재산 … 심사·심판 품질 획기적으로 높일 것"


■ DT 초대석
최 동 규 특허청장



"특허는 '대박'을 터뜨리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남이 대박을 못 내도록 방해할 수도 있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우수한 특허들이 '대박'으로 이어져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을 가져오고, 남의 특허를 침해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손해배상과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합리적 보상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최동규 특허청장은 특허의 순기능은 최대한 살리면서 역기능은 최소화하는 법·제도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허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하면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도록 이를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청장은 취임 후 1년간 산업현장, 특허고객과의 소통과 협력에 무엇보다 힘썼다. 핵심 업무인 심사와 심판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다. 특히 신속·정확하게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 추세에 맞춰 특허무효심판제도를 포함한 특허소송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효심판제도'다. 모든 무효증거를 심판단계에서 제출하도록 해 1심인 특허심판원이 기술적 판단을 전담토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허심판원의 결정이 2심에서 번복되는 것을 막아 불필요한 소송을 줄여줌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덜고 심판원의 전문성과 신뢰성은 높이는 '1석 3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 청장은 "특허청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무엇보다 국민들로부터 '특허청이 잘 한다'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면서 "심사·심판·소송에서 국민들이 예측 가능한 일관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법·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도록 소송제도도 개선했다. 그는 "국내 특허침해소송의 경우 특허권자가 설령 이겼다고 해도 손해배상액이 적어 남는 게 거의 없었고, 오히려 소송 비용부담 때문에 문을 닫는 사례가 있었다"며 "특허침해 시 손해배상과 침해자의 입증 책임을 강화해 특허권자가 여러 측면에서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최 청장은 "특허를 회사가 망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신용'이 아닌, 살아있는 재산가치인 '담보' 개념으로 인식을 바꿔 특허가 창조경제의 핵심 무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최근 논란인 변리사법에 대해서는 "여러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들어 특정 직역의 이익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이익 관점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개정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 "변리사에 대한 출원인의 최소한의 신뢰 구축에 기여해 지재권 업무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오는 6일 취임 1년을 맞는 최 청장을 특허청 서울사무소에서 만나 지식재산 정책 운영방향을 들었다.




-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은.

"품질 중심 심사·심판 서비스 제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심사 분야에서 우리의 심사처리기간은 평균 10개월에 달해 국민이 수용할만한 수준에 올라섰다. 이제부턴 품질에 집중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현장, 특허고객 등 현장과의 소통·협력을 하면서 주요 선진국과의 심사협력도 확대할 것이다. 특허제도와 관련해선 글로벌 특허 전쟁에 대비해 불필요한 특허 소송과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허무효심판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앞서 언급한 품질 중심 심사·심판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은.

"먼저 심사·심판 처리건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적정화해야 한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심사관 1인당 연간 심사처리 건수는 230건이다. 일본(173건), 미국(70건), 유럽(47건)에 비해 과다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질 높은 심사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심사·심판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단계적인 인력 증원과 함께 선행기술 조사원이 심사 일부를 보좌하는 '심사협력형 선행기술조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주요 선진국과 심사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심사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심사협력 확대도 심사품질을 높이는 좋은 방안이다.

심판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심판부 구성을 심판사건 분야 기술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해 심도 있는 합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수한 심사·심판 인력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특허무효심판제도 등 특허쟁송제도를 개선하는 취지는.

"우리나라는 특허소송 시 특허심판원에 제출하지 않은 무효 증거를 법원 단계에서 자유롭게 제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무효에 결정적 역할을 할 새로운 증거를 기술전문기관인 특허심판원에 내지 않고 상급심인 법원에서 제출, 무효 판단의 결론이 자주 번복돼 분쟁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즉, 특허심판원에서 유효로 판단된 것이 법원에선 새로운 증거 제출로 무효로 뒤집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추진하는 특허무효심판제도는 모든 무효 증거를 심판 단계에서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에서 기술적인 사항을 일괄 판단하고, 법원은 이를 반영해 판결할 수 있도록 무효심판과 소송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증거에 대해 특허심판원과 법원에서 2단계로 판단을 받게 돼 특허쟁송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함으로써 분쟁 장기화로 인한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심판단계에서 모든 무효증거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법원은 심판원의 기술적 판단을 반영해 판결을 내린다. 특허쟁송제도 개선은 공론화 과정과 함께 사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다."

- 올해부터 특허소송 관할 집중이 시행된다. 심판과 소송체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특허소송 관할 집중은 지난 20여 년 동안 산업계 등의 숙원이었다. 기존에는 특허침해소송은 전국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서, 심결취소소송은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서 각각 진행돼 비효율적이었다. 특히 침해소송의 경우 법관의 기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관할 집중으로 침해소송 분쟁기간이 단축되고, 두 기관의 판결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됐다. 또 침해소송 항소심 관할이 특허법원으로 집중돼 심판 결과와 이유가 침해소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특허심판원 심결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게 됐다.

또 평균 8∼9개월 이상 걸리는 특허심판을 3개월 내 끝내도록 '심판 패스트트랙제도'를 지난해 11월 도입, 시행하고 있다. '특허심판원-특허법원'으로 이어지는 특허소송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심판·소송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 글로벌 지식재산 무대에서 강한 특허를 만들기 위한 전략은.

"연구개발(R&D) 과정에서 특허 조사·분석을 통해 돈 되는 특허, 고품질 특허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심사단계에서 산업현장이나 특허고객과 긴밀하게 소통해 한번 확보한 특허권이 쉽게 무효화하지 않도록 강한 권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허청은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쟁기술을 회피하면서 공백기술을 개발하고, 서로 다른 기술 간 융합으로 원천·핵심 특허를 확보하도록 '특허-연구개발 연계전략(IP-R&D)'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의 특허가치를 평가해 출원 대상을 선별한 후 강한 특허가 되도록 지원하는 '특허설계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심사단계에서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와 산업 성숙도를 고려해 특허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출원인이 적정한 권리범위를 확보할 수 있게 소통하는 포지티브 방식 심사를 확대하고 있다."

- IP 창출뿐 아니라 IP 보호도 중요하다. 해외에서 국내 기업의 지재권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은.

"한류 열풍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 상품과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관련 지재권 분쟁도 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우리 상표의 무단 선점과 위조상품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IP 분쟁 10건 중 3.7건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 IP를 보호하려면 사업 준비단계부터 현지에 지재권을 등록해 법적 권리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는 자칫 발생할 수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 전에 상표 등 지재권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특허청은 해외 11곳에 'IP데스크'를 운영해 우리 기업의 지재권 출원과 현지 분쟁 예방·대응 컨설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 FTA 체결 등으로 교역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지식재산 분쟁도 늘고 있다. 분쟁에 취약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은.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지식재산(IP) 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IP를 활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단순히 질 좋은 상품을 개발해 마케팅을 잘 하면 소비자가 살 것이라는 고전적인 비즈니스 개념이 통용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품개발 단계부터 지재권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 진출 전 필요한 상표와 특허 등의 권리를 선점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지역 특성을 고려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지재권 분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지를 파악해 집중 대응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은 IP 전문인력이나 투자가 열악해 체계적인 분쟁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 지원사업을 이용하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특허청은 중소기업의 IP 선점 지원을 위해 출원 비용과 해외 진출, 현지화 등을 돕고 있다. 산업부, 중기청 등과 협업해 해외 브랜드와 디자인, 특허전략을 종합 지원하는 '글로벌 히트 365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 글로벌 지식재산 무대에서 우리가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지식재산 분야 세계 5강에 걸맞게 지재권 국제규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우리 기업을 지원·보호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5대 특허청 협의체인 'IP5'와 협력해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지재권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 것이다. IP5는 세계 특허출원의 80% 이상을 차지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비롯한 국제 지재권 논의의 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분야의 지재권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지재권 논의를 선도해 나갈 생각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신흥국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여기에 개도국 지원도 늘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지재권 무대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갖고 IP 선진국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DT초대석] "특허는 살아있는 재산 … 심사·심판 품질 획기적으로 높일 것"



◇ 최동규 특허청장은…


◇ 학력



- 1978년 경기고 졸업

- 1983년 서울대 법학과(학사)

- 1990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 1994년 미국 마이애미대 로스쿨 졸업





◇ 경력



- 1985년 11월 행정고시 29회

- 1987년 5월∼1998년 2월 특허청, 상공부, 통상산업부 사무관

- 1998년 8월 외교통상부 북미통상과 자동차 협상 서기관

- 2000년 6월 주시카고총영사관 영사

- 2004년 6월 주애틀란타영사관 영사

- 2008년 4월 주말레이시아대사관 공사

- 2011년 8월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정책국장

- 2013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 FTA정책관

- 2014년 4월 주케냐대사관 대사

- 2015년 5월∼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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