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사상 최대 6명 사절단
최태원 회장 직접 활동나서
오너리스크 관리 행보 분석
한화는 무역부문 사장만 파견
공식 일정외 사업계획은 없어
최태원 회장 직접 활동나서
오너리스크 관리 행보 분석
한화는 무역부문 사장만 파견
공식 일정외 사업계획은 없어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중동과 각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란 시장을 두고 엇갈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업 가능성에 대한 시각차가 있지만, 속으로는 오너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치적인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의 경제사절단으로 박재홍 한화 무역부문 사장만 보냈다. 한화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이란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긴 했지만, 공식 일정 외에 따로 사업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란에 현재 하는 사업도 거의 없고 그냥 재계 차원에서 참석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재계는 한화가 이번 경제사절단에 소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화건설은 2012년 5월 80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 민간 석유업체인 시프켐과 함께 국내 석유화학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현지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등 중동 시장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그룹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 400여명을 불러 이란을 포함한 중동 정세에 대해 공부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할 당시에는 이근포 한화건설 대표와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 등 주요 사업 관련 대표가 참석해 중동 업체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하기도 했다.
반대로 SK그룹은 최 회장이 직접 사상 최대인 6명의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직접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일 SK네트웍스가 이란 현지 자동차 2위 업체인 사이파와 자동차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SK 역시 중동과는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비롯해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건설 등이 중동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고, 사우디아라비아 화학업체인 사빅과 합작사업, 쿠웨이트 국영회사와 투자협력, 사우디텔레콤과 기술벤처 공동 육성 등 다양한 성과도 거뒀다.
SK그룹 관계자는 "국가 경제 살리기와 그룹의 성장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이제 막 개방한 이란 시장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대통령 순방이 매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대규모 경제사절단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두 그룹의 이런 엇갈린 움직임이 사업성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우 지난해 혼외자 편지부터 시작해 CJ헬로비전 인수 관련 잡음, 어버이연합 차명계좌 입금 등 연이어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 사면복권 이후 아직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최 회장이 이번 이란 사절단에서 경제 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규모 빅딜 이후 조직정비와 후계구도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사절단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박 대통령이 이란 순방에서 42조원 플러스 알파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MOU 등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제 수십조원의 경제효과를 만들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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