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자회사 물량이관 이외 전무
현대·삼성 1분기 흑자에도 불안
실적부진속 인력감축 압박 '울상'
현대·삼성 1분기 흑자에도 불안
실적부진속 인력감축 압박 '울상'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 빅3'가 4월 신규 수주실적 '0'을 기록하며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전방산업인 해운업이 시황악화로 신규 발주를 내지 못하자 후방인 조선업도 수주절벽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를 달성했지만 표정이 어둡다. 수주부진이 지속할 경우 1~2년 뒤 일감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을 구조조정이 시급한 '경기민감업종'으로 지정하고 감원과 자산매각, 임금삭감 등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조선 빅3는 올해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신규 수주 건수가 0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상선 2척(1억3000만달러)을 수주했지만, 이는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일감을 이관받은 것에 불과해 신규 수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조선 빅3의 수주는 지난 3월 현대중공업이 정유운반선(PC선) 2척을 수주한 게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조선 빅3의 1분기 수주 실적은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에서 이관받은 수주 건수를 합치면 총 7척을 기록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6개월째 수주 0 상태에 놓였다.
수주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두 회사는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1분기 현대중공업은 3252억원, 삼성중공업은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환율 상승과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선전, 각종 비용절감 등 조선업 외부 요인으로 10분기 만에 가까스로 적자탈출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업일수 감소와 같은 계절적 요인,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공정 진행속도 조절의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77%나 급감했다. 이달 둘째 주 실적발표가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은 금융감독원이 삼일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적하면서 보수적으로 실적을 산정해 소폭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달에도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신규 수주가 없을 것"이라며 "흑자를 낸 조선소들은 당분간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돌발변수가 언제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압박하면서 조선소의 부담은 더 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조선관련 계열사 전체 임원의 25%를 줄이는 임원인사를 했다. 업계는 약 6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임원 30%를 줄여 현재 임원수가 39명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30명을 줄여 80명이 남았다.
임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조직이 축소되는 걸 의미하는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추가 임원 감축에 나설지 조선업계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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