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2단계 … 구글 등 큰 격차
2018년까지 2조원 투자 '소극적'
핵심 부품 국산화율 50% 못미쳐
글로벌 협력모델 구축 긍정 평가
친환경차, 전용플랫폼 전략 선도
2018년까지 2조원 투자 '소극적'
핵심 부품 국산화율 50% 못미쳐
글로벌 협력모델 구축 긍정 평가
친환경차, 전용플랫폼 전략 선도
■ 미래를 달린다, 스마트카
(1) 현대ㆍ기아차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 생존 요건으로 '스마트카'라는 과제가 떠오르면서, 현대·기아자동차는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술력은 물론이며 기술 발전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가 스마트카의 최종 단계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오래다. 2010년 데모카 형식의 첫 자율주행차 '투싼 ix'를 공개하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시작을 알렸다. 5년 뒤인 2015년 11월에는 미국 네바다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할 수 있는 운행 면허를 획득함으로써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독자개발로 달성한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기술력은 뒤처져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자동화, 2단계는 기능통합, 3단계는 부분자율주행, 4단계는 완전자율주행이다. 일정 구간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 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을 탑재한 제네시스 EQ900는 2단계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테슬라 등 도로 상황에 맞춰 스스로 차선변경까지 가능한 3단계에 진입한 업체들과 거리가 있다. 유일하게 마지막 단계인 완전자동화에 진입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 역시 고개를 끄덕일만한 수준은 아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밝힌 R&D 투자 계획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율주행 부문에 약 2조원을 투자한다. 이마저도 전자연구동 증축과 부품계열사 내 디스플레이 공장 및 전자제어연구센터 신축 금액을 포함한 것이다.
스마트카의 한 축인 친환경차 개발에서는 자율주행 기술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한 것은 물론, 아이오닉이라는 하나의 친환경 전용 플랫폼에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 모두를 담은 것 역시 획기적인 시도다. 투자비용도 같은 기간 자율주행의 5배 이상인 11조3000억원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총 26종 이상의 친환경차 제품군을 갖춰 현재 220만대에서 2020년 640만대 규모로 증가하는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2위권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자율주행 부문에서 시스코와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LG화학과 손을 잡은 것처럼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고수해온 독자노선을 버리고 협력모델을 구축한 점은 희망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일부 센서의 국산화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은 50%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합종연횡이 현대·기아차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 까닭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업계의 추세대로 협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면서 "양산 시스템과 차량 개발 능력은 충분한 만큼 자율주행 핵심 센서나 부품의 국산화에만 좀 더 매진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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