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한미 우주협력, 구체적 청사진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802102251607001[1].jpg "[포럼] 한미 우주협력, 구체적 청사진 만들자")
한-미 우주협력대화가 이달 27일부터 한국에서 개최됐다. 2014년 제1차 대화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한-미간의 우주협력 추진을 위한 대화의 장이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우주개발을 시작해, 러시아와 더불어 우주개발 선도국가로서 인류미래를 위한 투자에 기여해 오고 있다. 최초로 달에 사람을 보냈으며, 활발한 우주탐사를 통해 화성 지표면에 소금기가 있는 물이 흐른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해서 9년의 여정 끝에 명왕성의 귀중한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40여년 뒤진 1989년에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1990년대에 소형 과학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개발을 통해 위성기술을 확보했고 이제는 위성을 외국에 수출하는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발사체는 100㎏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나로호를 러시아와 공동개발한데 이어 지금은 한국형 독자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한 국가가 모두를 담당하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선진각국들은 인류 공동의 목표 하에 국제우주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각국이 자국의 예산과 기술력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우주정거장 등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선진기술을 확보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기술력의 차이로 참여가 무산된 바 있다.
그동안 한-미 우주협력을 보면 1990년대 초에 실용위성 1호 개발계획이 수립되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 20여명은 미국의 TRW사에 파견되어 공동개발과정을 거쳐 위성기술을 습득했다. 하지만 이는 민간차원의 협력이었고 이후 정부 간의 체계적 협력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한국의 우주개발 역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달 탐사사업을 착수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공동협력을 제안하거나 우리나라의 역할 확대를 요청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바탕 위에 지난 2014년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제1차 한-미 우주협력대화에서는 당시 추진계획으로 있었던 달탐사 협력가능성 도출 및 위성활용 협력방안 등 여러 의제가 논의됐고, 장차 진행상황을 정리해 한-미 우주협력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개최되는 제2차 한-미 우주협력대화는 논의 의제가 훨씬 다양화,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논의해왔던 달 탐사 협력의 세부사항, 미국이 국제협력을 통해 주도하고자 하는 화성탐사와 소행성탐사에 한국의 참여 가능성 논의, 우주방사선 및 우주기상과 같은 새로운 협력분야 발굴, 위성정보를 활용한 대기질과 해양 적조 분야에서의 연구협력 가속화, 미국의 우주분야 과학문화확산 프로그램인 GLOBE 프로그램에의 한국 참여 확대 등 다양한 내용들이 논의됐다. 이와 함께 각각의 협력도출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단위의 실무협의를 위해 한-미 공동미래작업반을 가동하기로 합의했으며 매년 2회 이상의 미팅을 통해 향후 한-미 우주협력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이전에는 아무도 우주에 관심 갖지 않던 1992년 KAIST의 젊은 대학원생들이 우리별1호를 쏘아 올리면서 시작된다. 1999년 아리랑위성 개발,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탄생, 2013년 3차례 시도 끝에 나로호의 발사성공 등 온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감동이 있었고 또한 그 이면에는 실패에 따른 무거운 책임과 예산만 낭비한다는 따가운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가 어려운 경제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창조경제가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 않고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에서 출발하는 것에서 보듯이 우리가 우주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고 미래 성장 동력인 우주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의 한-미 우주협력대화는 그동안에 확보한 우리의 우주개발역량을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인류의 미래를 위한 국제우주개발 협력체제에 자연스럽게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이미 확보된 정치외교력, 경제력, 사회문화력(한류)과 함께 우주기술 분야에서도 국민적 자긍심과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나가기를 바란다.
이상목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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