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아케이드 게임장’,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702102251033001[1].jpg "[포럼] ‘아케이드 게임장’,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모든 변신은 이유가 있고 어둡고 칙칙한 곳에서 밝고 건강한 곳으로의 탈출은 처절하고 멋지다.
1990년대 후반까지 눈부신 성장을 이루던 아케이드 게임장은 컴퓨터 게임의 등장과 '바다이야기'(사행성 성인오락 게임장) 사태, 온라인게임의 성행으로 급격히 침체기에 빠졌다. 아케이드 게임이란 오락기기를 갖춘 전문업소, 즉 오락실에서 등장한 게임을 일컫는다.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0년에는 전국적으로 2만5000개 이상의 아케이드 게임장이 있었지만, 2001년에는 약 1만3000개 정도 규모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최근에는 계속된 하향추세다. 그나마 건전청소년게임장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짝퉁' 바다이야기류로 가득한 성인게임장이 대부분이어서 '아케이드 게임장' 이라는 말은 재미없고 건강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케이드 게임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한 드라마에서 '오락실'이 다시금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입 7수생인 주인공의 스트레스 해소 공간으로 등장한 오락실은 청년층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사했다. 가족이 함께 몸 쓰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추억의 오락실' 콘셉트의 아케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업체들도 시대변화에 맞추어 남녀노소가 함께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생성되도록 환경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아케이드 게임장에 대한 인식변화와 산업적 돌파구를 위해 해외 유명 아케이드 업체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 최대 게임센터인 라운드원(Round 1)은 전국 체인망을 갖춘 가족 오락관이다. 큰 규모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넓은 게임센터와 수시로 관리를 하는 시스템은 이용자가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8층짜리 쇼핑몰 규모의 게임장은 엄마 손을 잡은 3살 유아부터 80세 노인까지 저마다 취향에 맞는 온갖 종류의 체감형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또한 유명 아케이드게임 제작사인 세가(SEGA)는 영국 BBC와 협력해 쌍방향(인터랙티브) 자연체험장을 만들어 영유아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노는 새로운 형태의 과학관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아케이드 게임장의 멋진 변신이다.
또한 미국의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2014년 43억 달러(약 4조9400억원) 규모로 최근 우리나라와 같이 아케이드 게임장에 대한 향수를 가진 성인층의 복고 열풍으로 인해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형 테마파크인 게임웍스(Gameworks)의 경우에는 '게임, 음식, 즐거움, 온가족'이라는 테마로 생일파티, 동창회, 기업미팅 등 가족과 직장동료들이 함께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장소(소셜 스페이스)로써의 아케이드 게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아케이드 게임장을 단순 오락실이 아닌 모두가 함께 여가활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신시켜야 할 시점이다. 아케이드 게임장이 '불법 사행성 도박물'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온가족이 함께 누리는 오락 체험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게임업체와 이용자가 함께 변신해야 한다.
첨단기술과 놀이욕구를 잘 결합하면 건강하고 잘 팔리는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우리만의 감성을 입히고 신명의 DNA를 문질러주면 한류를 탄 '대박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게임은 가족이다. 다 함께 재밌으면 이기는 거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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