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한진해운에 '최후통첩'
해운동맹 잔류 '3+1' 원칙 제시
추가 인력감축·임금체계 개편 등 조선사엔 고강도 추가 자구책
대우조선, 2300명 더 감원키로
해운동맹 잔류 '3+1' 원칙 제시
추가 인력감축·임금체계 개편 등 조선사엔 고강도 추가 자구책
대우조선, 2300명 더 감원키로
유동일기자 eddieyou@
■해운·조선업계 구조조정
정부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정부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오는 5월 중순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에는 추가 인력감축 등 강도높은 자구책을 다시 요구했다.
정부는 26일 서울 태평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 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선, 해운 양대 경기민감업종의 추가 구조조정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조선업계의 경우 현재 유가하락, 해상 물동량 감소 등에 따라 선박 발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 업계 경영상황이 나빠지는 상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계 수주물량은 100억달러 규모였으나 올해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는 더 심각하다. 저유가 등으로 올 들어서만 운임이 25% 이상 추가 하락하는 등 운임 하락이 이어지는 데도 국내 해운사들이 장기·고액 용선료 계약을 체결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5개 경기민감 업종 중 우선으로 조선, 해운업종에 구조조정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에는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인력감축 등 강력한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약 23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급여체계 개편, 비용 절감 등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5월 말까지 경영상황별 스트레스 테스트(위험상황 가정 테스트)를 실시해 상황별로 인력, 임금, 설비, 생산성 등 전반적인 비상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기로 했다.
STX조선과 성동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 역시 강도높은 추가 자구책을 징구하고, 만약 구조조정 진행상황이 더디다고 판단될 때는 회생절차(법정관리) 전환 등도 검토해 채권단의 손실 최소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선산업 전반에 대해서는 선종별 수급전망, 국내 조선업 전반의 미래 포트폴리오 및 업체별 최적 설비 규모, 협력 업체 업종 전환 방안 등 중장기 산업 재편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운업종에는 그야말로 '최후통첩'을 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실시한 기자브리핑에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오는 5월 중순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측면지원을 하겠다"며 "만약 용선료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법정관리 등 시장 논리에 맞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와 채권단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지원, 이자 감면 등을 지원하고 선박펀드 등을 통해 선박신규건조도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채권자 조건부 자율협약이라는 3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잔류도 추가 조건이다. 임 위원장은 "해운사들이 선주와 채권단 등에 (용선료 협상 관련) 최종제안서를 이달 내 통보하도록 했고, 협상 만료 시한은 내달 중순으로 못박아 이 기한 내 협상을 완료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 방안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채권단 자금지원이 해외 선사로 흘러 들어가는 꼴이기 때문에 반드시 용선료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운사에 대한 법정관리를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방침에 대해 해운업계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동맹 재편이 이뤄지는 이런 민감한 시기에 정부가 나서서 법정관리 운운하면 어느 선사가 국내 해운사와 동맹을 맺겠냐"며 "해운동맹 재편을 위해 정부가 측면 지원을 하겠다면서 용선료 협상으로 법정관리를 언급한다는 것은 손발이 맞지 않는 처사"라고 토로했다.
강은성·양지윤·조은국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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