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신약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활용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602102251029001[1].jpg "[포럼] 신약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활용하라")
기업 내부의 R&D활동을 중시하던 것에서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오픈이노베이션은 이미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IT, BT를 막론하고 각 산업 분야 세계 1위의 기업들이 일사분란하게 변화와 혁신에 대응하면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저성장 시대, 하나의 혁신적인 기술이 상용화 되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필요한 수많은 개발 단계들에 있어 기업 간의 경계를 넘어 폭넓은 융합과 협력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막대한 자본과 최고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 신약개발 분야에 있어 개발형 혁신은 높은 진입 장벽만큼 불가피한 선택지가 됐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화이자 등 대형 제약 회사들이 R&D에 쓴 예산은 1995년 150억달러에서 2009년 450억달러로 증가했지만 매년 출시하는 신약의 수는 1997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44% 감소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8% 증가했지만, 투자 수익률은 70% 감소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다른 기업과 비슷한 기술을 만드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혁신적인 것을 찾고 그 기술과 가진 인프라를 융합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인 비용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개발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어쩌면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은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주자에게는 더 없는 기회다. 특히 물질의 절대수가 부족한 국내의 상황과 글로벌 신약개발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한국이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우수 기술 혹은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물질이전 계약이나 공동 개발 협약을 통하여 공동 개발하는 글로벌 소싱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의 수요에 맞춘 혁신적인 연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 지원하는 한편, 한국 밖에서 연구되고 있는 우수한 물질을 국내 연구기관에 소개하고, 파이프라인 구매 혹은 공동 개발을 유도하는 글로벌 C&D(Connect & Development) 사업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에서도 해외의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발굴해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는 C&D 전략을 통해 국내 기관이 더 많은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3개 부처가 부처 간 담을 허물고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2011년 출범시킨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글로벌 기술이전 10개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소싱을 위한 C&D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해외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한국을 향해 국내의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기 위한 것은 물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약프로젝트를 기술이전 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이에 사업단은 글로벌 C&D 지원 사업을 통해 세계 1000여개의 물질을 대상으로 다양한 검증절차를 거쳐 선별된 40여개의 물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러한 논의의 실질적인 장으로 올해 초에는 해외 유망 물질을 찾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테크페어를 개최했다. 신약개발사업단은 행사 이후에도 파이프라인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와 선진국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갖춘 우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후보물질 단계 이전의 물질을 도입해 국내의 능력 있는 인재들을 통해 과제를 성숙시키고, 이를 통한 성공적인 결과물을 배출하는 것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점철되던 높은 벽을 허무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국내 우수 연구 역량 강화 및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의 존재 가치를 향상시켜 줄 것이다. 아울러 이를 통한 산업 전반의 동반 성장은 해외 일자리 창출 등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내며 다양한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업단의 글로벌 C&D 지원 사업이 국내 우수 기관들에 오픈 이노베이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매개가 되어 더 많은 혁신 신약파이프라인을 갖추는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주상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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