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 연평균 12% 성장 속 넥슨, 단독 레이블 '네코드' 선봬
엔씨, 블앤소 뮤지컬 '진서연' 제작
넷마블은 할리우드 작곡가 기용
엔씨, 블앤소 뮤지컬 '진서연' 제작
넷마블은 할리우드 작곡가 기용
1990년대 단순 소품에 불과하던 게임 음악이 최근 게임 업체의 짭짤한 '수익 사업'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게임 업체들이 게임 음악 사업에 독자 진출하거나, 자사 게임에 사용하는 음악을 위해 미국 할리우드 작곡가 섭외하는 등 음악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넥슨은 지난 19일 게임음악 전문 브랜드(레이블) '네코드'(NECORD)'를 출시했다. 국내 게임회사로선 최초의 음악 전문 브랜드다. 넥슨은 네코드를 통해 직접 제작한 게임 음원을 발매하고, 앨범 발매 소식, 메이킹 영상, 공연과 연주 영상 등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식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북미와 일본에 출시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인 '마스터리아 스루 타임'(Masteria through Time)과 '인연의 붉은 실'을 각각 발매했다. 오는 28일에는 국내 메이플스토리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2곡을 담은 '데미안' 앨범도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음악, 영상 관련 저작권 관리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음악 관련 사업 영역 진출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 목적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업계 최초로 게임 음악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5'에 자사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을 소재로 한 뉴에이지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공개한 것이다.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 중심 캐릭터인 진서연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재창조했다. 앞으로도 엔씨소프트는 게임 기반 뮤지컬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제작 등 다양한 문화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게임 업체가 게임 OST에 들이는 공도 상당하다. 국내 최정상 가수를 OST에 참여시키는 것을 넘어 할리우드 영화음악 작곡가들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이데아'의 배경 음악을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담당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작곡가 스티브 자브론스키에게 맡겼다. 네오위즈게임즈 또한 MMORPG '블레스' 음악 제작에 '인터스텔라' 등 120여 편의 영화음악을 제작한 한스 짐머를 기용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특히 게임 세계관의 배경이 되는 중세 판타지를 표현하기 위해 120여 명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합창단을 녹음에 참여시켰다.
이같은 게임업계 흐름은 음악 시장의 성장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음악 시장 중 특히 디지털 음원 시장은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음악 산업 매출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4조2772억원이며, 2009년 이후 매년 평균 1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음원 시장이 전체의 24.8%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음악 시장은 디지털 음원 수요 확산으로 연평균 1.2% 성장세를 기록하며, 오는 2018년 504억4600만 달러(약 5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 게임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으로 게임 음악을 즐기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며 "완성도 높은 OST 출시로 2차 저작물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업체들의 게임음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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