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영 칼럼] 우주를 `현실`로 만든 머스크 상상력](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502102251727001[1].jpg "[심화영 칼럼] 우주를 `현실`로 만든 머스크 상상력")
제조업으로 급성장한 우리 경제 곳곳에서 진통이 느껴진다. 제조업 마인드로 무장된 사람에게 창조적으로 발상하라는 주문은 뭣부터 할지 막막하게 만든다.
미국에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목받는 2인이 있다.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다. 괴짜인 그들을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혁신에는 나 역시 관심이 크다.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성 도시 건설이다. 그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이자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CEO다. 2003년 햇살이 눈부신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테슬라는 문을 열었다. 머스크의 비전은 전기자동차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12년 "12∼15년이면 화성에 사람을 보낼 수 있다"고 했고, 2014년에는 "5∼6년 내 기계가 전자동으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에는 인간이 자동차를 모는 것이 불법인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이뤄냈다. 이 회사는 민간 기업 최초로 우주선의 발사부터 귀환까지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력을 보유했다. 스페이스X는 10년 간 연거푸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스페이스X의 도전을 눈여겨본 곳은 나사(NASA)다. 나사는 과감하게 3조원을 베팅했고, 스페이스X는 파산 직전에 회생했다. 지난 8일 스페이스X는 '팰컨9' 1단 로켓을 해상에서 회수한다. 이는 우주역사에 로켓 재활용 시대를 연 획을 그은 사건이다. 저비용으로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6년 봄 한국은 어떠한가. 4월은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이 몰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시스템의 혁신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의 말대로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는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장엔진이다. 그러나 한국이었다면 '머스크'는 없다고 확신하는 이들이 많다.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지만 우리 기업인들은 여전히 신기술 개발이나 투자보다는 재무적 단기 성과에 매몰돼 있다.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뒷전이다.
정부 지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걸음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 시·도 곳곳에 세워졌지만 스타트업 육성 못지 않게,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돼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창업과 혁신의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다.
인프라 지원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전기차 충전을 유료화했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민간 사업자 육성이 명분이다.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가 선진국보다 낮은 시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테슬라라도 이런 낙후한 인프라로는 '모델3' 프로젝트 같은 혁신을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도전과 실패를 보듬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이고, 창조적 발상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의 분위기다. 또 한가지 첨단과학기술과 IT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려면 고급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 소프트웨어 교육 확산을 위해선 교사 확보, 네트워크 설치 등 인프라 예산이 먼저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말했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더 이상 훌륭하지 않을 때까지 언제나 미친 아이디어"라고.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상상력과 추진력을 응원한다. 머스크 기업의 다음 1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까.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는 곧 우리의 경쟁력이 된다.
심화영 IT정보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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