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SNS ‘헤이트 스피치’ 막으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0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SNS ‘헤이트 스피치’ 막으려면")
인터넷의 가장 큰 기능은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얻어진 정보가 거짓 정보라면 매우 짜증이 날뿐더러 화마저 날 것이다. 그나마 악의 없이 올려진 단순한 허위정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 허위정보로 인해 누군가에게 크나큰 충격과 피해가 발생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는 이른바, 허위통신에 대하여는 여러 법률들이 다양한 구성요건과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른바 사이버명예훼손죄로서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다. 동법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몇 년 전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통신죄 규정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결정이 난 후 대체입법이 안 된 상황에서 검찰은 이 사이버명예훼손규정을 허위통신행위의 규제수단으로 활용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범죄는 어디까지나 타인을 비방할 목적과 함께 그 명예를 훼손하는 결과가 발생돼야만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형사처벌 대상이다. 동법 제250조 제1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고 규정해 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이 공직선거법 규정은 비록 선거관련행위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행위 자체를 중벌에 처하는 매우 직접적인 허위통신죄 규정이다.
이 밖에도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로 재산적 이익을 얻는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되고 있고, 거짓정보를 이용한 금융투자업자의 투자권유행위는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죄로 처벌되며, 시세조종을 위한 풍문의 유포 또한 동법에 의해 형사처벌된다. 그리고 거짓 또는 과장의 표시나 광고행위에 대하여는 표시광고법이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주지하는 바와 같이 몇 년 전 허위사실유포를 포괄적으로 금지한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허위통신죄 규정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후에 그 후속조치로 2015년 12월에 동 허위통신죄 규정은 삭제됐다. 유의해야 할 것은 이 조치로 허위통신죄 규정이 완전히 삭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공익을 해하는 내용의 허위통신죄 규정만 삭제되고 나머지 허위통신죄 규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여전히 유효한 현행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허위통신죄 규정을 보면, 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지고, 그 허위통신의 내용이 전신환에 관한 것인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진다. 아울러 만일 허위통신죄를 범한 자가 전기통신업무에 종사하는 자일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지고 이 자가 전신환에 관한 허위통신죄를 범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진다. 목적범이긴 하지만 허위통신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언제든지 이 조항을 적용해 허위통신을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국제인권기구의 국제인권 심사기준에 의하면, 표현의 자유 제한은 타인의 권리와 명예를 보호하기 위하여 또는 국가안보나 공공질서·위생 또는 공중도덕의 보호에 필요불가결한 경우에 법률로써만 가능하다. 이는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허위통신을 규제하는 다양한 법률이 있지만, 이들 규정에 포섭되지 않는 허위통신 행위로서, 예컨대 지역갈등과 차별을 심화시키는 욕설 일변도의 헤이트스피치에 대해서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이버범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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