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어려움… 올 창투사 자금조달 231곳뿐
정부규제에 '발목'… 탁상행정에 경매앱 중단 위기
대기업 시장 진출… 네이버·카카오 O2O공략 위협
정부규제에 '발목'… 탁상행정에 경매앱 중단 위기
대기업 시장 진출… 네이버·카카오 O2O공략 위협
아이디어와 기술로 창업한 국내 스타트업(벤처) 기업들이 투자 유치 어려움, 정부 규제, 대기업의 관련 시장 진출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7일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는 벤처 포털 '벤처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말 3만1260개보다 23개사 줄어든 3만1237개로 나타났다. 올해 1월과 3월 132개의 벤처기업이 설립됐지만, 2월 155개 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 기업 수가 감소한 것이다.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이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갖고 있지만, 자본이 없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야 한다. 하지만 창업 기업 수는 점점 늘어나는 데 반해 투자처가 줄어들면서 자금줄이 마르고 있다. 실제 신규 투자 현황을 보면, 올해 2월 누적기준으로 창투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곳은 3만여 곳 가운데 231개사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1045개 스타트업 기업만이 창투사의 선택을 받았다.
업계에선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자회사이자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의 벤처기업들은 다른 창투사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에 따르면, 중소기업 창투사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
최근 '창투사 성공신화'로 알려진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가 '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것도 스타트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호 대표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갑'의 위치를 이용해 스타트업 지분을 부당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벤처스 측은 "입증된 바 없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기업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정부의 창업지원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정부 규제다. 자동차 경매 앱 '헤이딜러'는 정부의 '창조경제 우수사례'로도 선정됐지만, 지난해 말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불법 판정을 받고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온라인경매 업체에 한해 규제를 풀었지만, 정부규제가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 규제로 운행시간이 0~5시로 제한된 콜버스앱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도 규제 때문에 서비스가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며 "행정당국은 서비스의 장단점을 체험해보지도 않고, 책상머리에서 미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만 들어 서비스를 규제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공룡'의 스타트업 사업 분야 진출도 위협 요소 중 하나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경쟁적으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택시·대리운전·미용·쇼핑 등 O2O 사업 영역을 급속히 넓히고 있다. 이미 앞서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던 스타트업 기업에겐 날벼락이다.
한 숙박 앱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신사업을 계획했지만, 카카오가 뛰어든다는 소식에 다른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 같은 조그만 기업은 마케팅이나 플랫폼 측면에서 대기업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7일 기술보증기금이 운영하는 벤처 포털 '벤처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말 3만1260개보다 23개사 줄어든 3만1237개로 나타났다. 올해 1월과 3월 132개의 벤처기업이 설립됐지만, 2월 155개 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 기업 수가 감소한 것이다.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이들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갖고 있지만, 자본이 없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야 한다. 하지만 창업 기업 수는 점점 늘어나는 데 반해 투자처가 줄어들면서 자금줄이 마르고 있다. 실제 신규 투자 현황을 보면, 올해 2월 누적기준으로 창투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곳은 3만여 곳 가운데 231개사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1045개 스타트업 기업만이 창투사의 선택을 받았다.
업계에선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자회사이자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의 벤처기업들은 다른 창투사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에 따르면, 중소기업 창투사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
최근 '창투사 성공신화'로 알려진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가 '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것도 스타트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호 대표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갑'의 위치를 이용해 스타트업 지분을 부당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벤처스 측은 "입증된 바 없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기업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정부의 창업지원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정부 규제다. 자동차 경매 앱 '헤이딜러'는 정부의 '창조경제 우수사례'로도 선정됐지만, 지난해 말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불법 판정을 받고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온라인경매 업체에 한해 규제를 풀었지만, 정부규제가 스타트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 규제로 운행시간이 0~5시로 제한된 콜버스앱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도 규제 때문에 서비스가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며 "행정당국은 서비스의 장단점을 체험해보지도 않고, 책상머리에서 미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만 들어 서비스를 규제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공룡'의 스타트업 사업 분야 진출도 위협 요소 중 하나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경쟁적으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택시·대리운전·미용·쇼핑 등 O2O 사업 영역을 급속히 넓히고 있다. 이미 앞서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던 스타트업 기업에겐 날벼락이다.
한 숙박 앱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신사업을 계획했지만, 카카오가 뛰어든다는 소식에 다른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 같은 조그만 기업은 마케팅이나 플랫폼 측면에서 대기업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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