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바이브' 출시 … 경쟁 가열
세계시장 2020년 173조원 전망속
넥슨 등 대형게임사 개발 소극적
모바일 집중 국내업계 대응 고심
세계시장 2020년 173조원 전망속
넥슨 등 대형게임사 개발 소극적
모바일 집중 국내업계 대응 고심
올해 가상현실(VR) 기기 보급이 크게 늘어나는 등 VR 산업이 급성장할 전망이지만, 국내 게임사의 VR 콘텐츠 개발은 아직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만 IT 기업 HTC와 게임 유통기업인 밸브가 합작해 만든 VR기기 '바이브'가 공식 출시됐다. 앞서 3월 말 미국 오큘러스는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했다. 오는 10월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VR 기기 출시가 잇따르며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기기는 국내 출시된 삼성전자의 VR 기기와 달리 '게임 콘텐츠'에 특화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디지털 전문 컨설팅 업체인 디지캐피털(Digi Capital)은 세계 VR 시장 규모가 올해 50억 달러(약 6조원)에서 오는 2020년 1500억 달러(약 17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쏟아지는 기기와 이에 대한 관심에 비하면 콘텐츠 생산은 한참 뒤처져 있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 '빅3'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에선 아직 VR 관련 게임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VR 전문가 등 관련 인력 확충에 나선 정도다.
오히려 중소업체가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엠게임은 지난달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VR 타이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음성 인식으로 진영 배치, 전투가 가능한 실시간 전략게임 '갤럭시 커맨더(가칭)'와 하반기에는 카지노게임을 VR로 즐기는 '카지노VR'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VR 기대작으로 꼽히는 '프린세스메이커 VR'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한빛소프트도 VR 부문에 사활을 걸었다. 자사가 판권을 갖고 있는 '헬게이트 런던', '오디션' 등 지적재산권(IP)과 연계해 게임을 꾸리고 있으며, 제작에 착수한 VR 라인업만 5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VR 게임 관련해선 콘솔게임 시장이 우선 성장할 것"이라며 "VR 관련 PC와 모바일게임 시장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모바일게임에 집중된 국내 게임산업이 VR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VR 산업 성장의 원년으로 보고, 소프트웨어 부분의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2014년 가상현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뒤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가상현실 시장의 원년은 올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R 시장을 키우는 것은 콘텐츠"라며 "VR 게임은 개발 원가가 비교적 높아 수요층을 겨냥해 고품질 게임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면 앞으로 발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게임업계에서도 VR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VR 게임에 대한 수요가 낮아 무턱대고 콘텐츠 생산에 나설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VR 기기 등)가 선행돼야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도 따라가는 것"이라며 "VR 하드웨어를 주도할 업체나 시장이 조금 더 커져야 콘텐츠 생산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