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55%·방통위 45% 분배
정진·방발기금 중복 '주먹구구'
지상파에 2000억이나 밀어줘
조단위 규모 주파수 공짜 사용
지상파 퍼주기 이중지원 빈축
100% 벤처육성 과거와 대조
정진·방발기금 중복 '주먹구구'
지상파에 2000억이나 밀어줘
조단위 규모 주파수 공짜 사용
지상파 퍼주기 이중지원 빈축
100% 벤처육성 과거와 대조
이동통신사가 매년 부담하는 5000억원~1조원의 주파수 할당대가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벤처기업 지원 등 창조경제 활성화 대신, 지상파 방송사를 지원하는 등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대부분 주파수 경매대금으로 조성한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매년 2000억원씩을 방송 콘텐츠 제작, 송신기 등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하고 있어 방송사 퍼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방송사들은 조단위 규모의 주파수를 대가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통사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부터 조성한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진흥기금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금을 벤처 활성화, 통신·방송 등 ICT 융합 신산업 기술개발에 더 많이 쓰일 수 있도록 기금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달 시작할 주파수 경매에 따라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파수 경매 낙찰액이 어디에 쓰이는지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파수경매 낙찰에 따른 할당대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가 기금'으로 조성된다. 기금은 정부가 일반 회계 세금수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ICT, 방송·통신 연구개발 등 특수목적의 각종 진흥 사업에 쓰려는 취지로 조성된다. 세부적으로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이통3사로부터 매년 5000억원~1조원의 주파수 할당대가를 징수,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에 각각 55대45비율로 배정한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정부가 각 1조원 규모로 편성해 운영하며, 각 기금은 매년 사업비로 4000억~6000억원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방발기금의 경우, 기금 사용의 적정성과 형평성을 두고 매년 국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됐다. 본지가 KCA로부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방발기금 사용현황을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방발기금 수입은 한해 3000억~6000억원으로, 매년 50~70%가 주파수 할당대가로 채워졌다. 나머지 30~50%는 지상파 방송사의 분담금 700억~800억원을 포함해 홈쇼핑, 유료방송사업자(SO)가 매년 1500억원 규모의 방송사 법정분담금으로 충당한다.
방발기금은 다양한 사업자가 분담해 조성하지만, 전체 사업비 중 3분의 1이 넘는 2000억원 정도가 매년 지상파 방송사 지원 위주로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방발기금 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발기금에서 1450억원을 방송 분야 사업비로 썼다. 나머지 최대 4000억도 미래부 정진기금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아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진기금은 일부 운용자금을 제외하고, 사실상 매년 100%의 예산을 주파수 할당대가로 충당하며, 연간 6000억~7000억원의 사업비를 각종 ICT R&D, 창조경제 벤처 지원 등 사업에 쓰고 있다. 정진기금 중 정부가 벤처 지원 등 창조경제 확산지원을 위해 2014년에 집행한 금액은 90억원에 불과하다.
알파고 열풍으로 촉발된 인공지능 또는 융합산업 등 미래 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기금을 엉뚱한 방송사 지원보다는 ICT 첨단 기술개발에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ICT 분야에서 얻은 기금은 ICT 분야에, 방송분야에서 얻은 기금은 방송에 써야 하는 '수혜자 부담 원칙'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금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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