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질병 규정` 강행 논란

복지부, 마약 등 4대요인 규정… '질병코드' 신설 관리 검토중
문체부 반대 요청에도 아랑곳… 업계 "산업 다 죽는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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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업계 호소와 문화체육관광부 반대에도 게임을 의학적으로 '질병 유발물질'로 규정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부가 문체부의 공식적 반대 입장 표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간주해 별도의 질병코드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5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게임중독의 질병코드화' 계획을 포함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우울·불안·중독 등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가 지속 증가하고, 이로 인한 자살·범죄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부터 2020년까지 5개년 간 시행할 대책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문제는 이 대책에 알코올·도박·마약과 함께 게임이 4대 중독 요인으로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학생뿐 아니라 성인인 대학생까지 인터넷게임 중독 선별검사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복지부는 '정신건강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코드(질병분류기호)를 신설해 관리하는 방안(이하 게임중독 질병코드화)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게임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질병코드는 질병의 종류를 체계화하기 위한 코드로, 뇌출혈(I60-I62), 우울증(F32) 등 각종 질병에 표시된다.

게임중독 질병코드화 추진은 '인터넷게임의 지나친 이용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손상을 입은 인터넷게임 이용자'에 대해 치료·예방을 위한 진단평가체계개발, 실태조사, 치료방법 개발연구, 과학적 데이터 축적 등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중독을 하나의 질병코드로, 의료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게임에 '질병 유발 물질'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과 같다"며 "이렇게 되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해 결국 산업 자체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이 19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이제 정부가 직접 나서 '게임중독법' 내용을 그대로 실행하려 하고 있다"며 "각종 규제로 가뜩이나 위축한 국내 게임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앞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게임을 알코올·도박·마약 등과 함께 4대 중독물질·행위에 포함 △중독 예방·치료 등과 관한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국가중독관리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빗발치는 업계 비난 속에 최근 게임산업 정책 당국인 문체부는 게임중독의 질병코드화에 대해 복지부에 수차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을 알콜, 도박, 마약 등 3대 중독과는 같이 묶어 다루지 말아 달라고 복지부에 수차례 요청했다"며 "게임은 3대 중독처럼 물질로 인한 중독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회적·의학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 건에 대해선 게임업계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지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러한 요청을 복지부가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게임중독 질병코드화를 위한 작업을 조용히 추진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게임중독을 4대 중독으로 표현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부 추진 계획을 준비 중이며, 준비 단계라 더 이상 밝힐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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